김익태 기자
김익태 기자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배달비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 주말이면 자장면을 먹을까 햄버거를 먹을까 고민했던 기자 역시 2000원 안팎이던 배달비가 최근 5000원~6000원, 날씨에 따라 심할 경우 1만까지 치솟으면서 음식을 시켜먹자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실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월간이용자 수(MAU) 감소도 뚜렷하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954만8529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5만 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요기요 역시 130만명 줄어든 668만2000명, 쿠팡이츠는 506만5177명에서 303만1235명으로 200만명 이상 빠졌다.

이에 최근 배달업계 3사간 할인 경쟁이 뜨겁다.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자 다양한 할인 혜택을 내놓기 시작했다. 매달 9900원을 내면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내놓는가 하면 배달비 15% 할인쿠폰을 내건 배달앱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다. 이미 소비자 사이에선 ‘배달비는 비싸다’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았다. 이처럼 대책없이 할인쿠폰을 남발하다가 다시 평상시 가격으로 돌아갈 경우 소비자들의 이탈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제 살 깎기 식’ 출혈경쟁이 장기적으론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줄인다면 그 배달비를 누군가가 부담해야한다. 여기에 기본 배달료 인상을 두고 라이더들은 수시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할인 혜택은 잠깐의 이탈을 막을 수는 있으나 지속은 불가능하다. 배달플랫폼들은 할인쿠폰 같은 한시적 ‘사탕발림’에 집중하기 보다는 수수료 체계 개편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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