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뜨거운 피'서 '구암'의 건달 실세 '희수'로 열연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올라
'뜨거운 피'는 배우로서 가장 크게 성장시켜 준 작품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배우 정우가 '뜨거운 피'로 돌아왔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뜨거운 피'는 김언수 작가의 동명 소설로 천명관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정우, 김갑수, 최무성, 지승현, 이홍내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이후 건달들의 표적이 된 부산의 작은 포구이자 판타지적 배경인 '구암'에서 벌어지는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렸다. '뜨거운 피'는 극장 개봉 후 1주일 내내 박스오피스 1위(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를 지키며 흥행에 선전했다. 촬영 후 2년 만에 개봉했기에 큰 의미를 지닌 성과다.

영화 '뜨거운 피'에서 '희수' 역을 맡은 배우 정우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뜨거운 피'에서 '희수' 역을 맡은 배우 정우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뜨거운 피'로 지난 11일 공개된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분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른 정우.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와 마주한 그는 답변하던 도중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는 "제가 지난 밤 늦게까지 드라마 촬영을 했는데 혹시나 두서없이 대답을 할까 봐 미리 준비를 해왔는데 실례가 안 된다면 보면서 답변을 하겠습니다"라며 주섬주섬 종이를 꺼내 보였다. 그가 얼마나 성실하게 작품에 임하는지, 그의 섬세한 자세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영화가 어려운 시국에 개봉하는 게 안타까운 마음이 없잖아 있어요. 그럼에도 우리 한국 영화를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 거라는 마음이에요. 현장에서 김갑수 선배님을 비롯한, 감독이면서 배우이기도 한 김해곤 선배님, 윤지혜 누나, 최무성 선배님, 윤제문 선배님, (이)홍내, (지)승현. 그리고 대사 한 두 마디 밖에 없었던 선·후배님까지. 모두가 너무나도 호흡이 좋았던 현장이었습니다.“

배우 정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배우 정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뜨거운 피'는 건달 생활에 회의를 느껴 평범한 삶을 꿈꾸는 ‘희수’와 그 틈을 파고들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정통 누아르 연기에 도전한 정우는 ‘구암’의 실세이자 건달 ‘희수’로 분해 그동안 영화 '바람', '응답하라 시리즈' 등 전작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매력과 특유의 능글미를 '희수' 캐릭터에 녹여냈다. 정우는 극이 진행될수록 변모해가는 눈빛, 표정, 감정을 담았다. 또한 '희수'의 세밀한 감정 변화를 묘사해내며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대본을 읽기 전에 추천을 많이 받았어요. 천명관 감독님이 소설가로 유명하시기도 했고 마니아층이 상당했어요. 하지만 배경이 부산이고, 사투리가 강하게 비친다는 점에서 제가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준 모습이 반복되지 않을지 고민했던 것 같아요. '뜨거운 피' 시나리오는 이성적으로 선택했다기보다 본능적으로 이끌렸어요. 소위 말해 머리보다 가슴으로 선택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동안 '누아르'라는 장르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 거든요. '내가 정통 누아르를 연기하면 어떤 식으로 표현될까', '내가 '희수'를 연기하면 어떤 식으로 보여질까', '어떤 영화가 나올까' 저도 궁금했습니다. 상상했던 전형적인 시나리오가 아니었기에 선택을 하게 됐어요.“

영화 '뜨거운 피' 스틸.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뜨거운 피' 스틸.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배우 지승현은 극중 ‘희수’의 친구이자 영도파의 에이스 ‘철진’으로 우정과 조직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살기 위해 선택을 하게 되는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 '바람'에서 극중 정우와 지승현이 함께 합을 맞췄던 기억이 강렬하다 보니 이번 작품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관객의 기대감도 컸다. 작중 부산이라는 배경, 건달 그리고 지승현 배우와 절친이라는 설정은 영화 '바람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다시 만난 지승현과의 연기 호흡을 소개했다.

"승현이와는 영화 '바람', '이웃사촌' 등 벌써 네 번째 작품이기도 하고 경상도 출신의 배우이다 보니 다른 부산 출신 배우들과 함께 사투리 연기에 있어 호흡하는데 전혀 위화감이 없었어요. 부산 출신의 배우들과 연기를 하면 그분들만 이해할 수 있는 특유의 정서, 뉘앙스라는 게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그 뉘앙스를 본능적으로 알아채면서 연기했던 그 현장이 재미있었어요. 또한 배우들의 시너지가 있었던 지라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았습니다.“

영화 '뜨거운 피' 스틸. 극중 '철진' 역을 맡은 배우 지승현과 '희수' 역을 맡은 배우 정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뜨거운 피' 스틸. 극중 '철진' 역을 맡은 배우 지승현과 '희수' 역을 맡은 배우 정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많은 분이 저를 영화 '바람'과 '응답하라 시리즈'로 많이 기억해주시잖아요. 작품 성격과 캐릭터에 따라, 혹은 이야기에서 에너지를 받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영화' 스페어'와 '재심', 그리고 최근 작품인 '이웃사촌'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성장통을 겪었어요. 그런데 가장 큰 성장통을 겪은 작품이 '뜨거운 피'가 아닌가 싶어요. 이 작품의 '희수'는 굉장히 쓸쓸했어요.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안타까웠고요. 감정적으로 혼자 감내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만큼 저를 성장시켜준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배우 정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배우 정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정우가 열연한 영화 ‘뜨거운 피’는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그의 후속작은 올 하반기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로 정우는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 출신 스포츠 멘탈코치 '제갈길'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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