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해 들어 17조6000억원 순매도… 74일 '팔자' 나서
개인 삼전만 15조 담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전부 손실
반대매매 하루 300억원… 신용거래융자 잔고 20조대로 감소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27조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17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대외 악재로 코스피가 2400선 마저 무너지면서 주가하락에 따른 개인의 손실률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27조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17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대외 악재로 코스피가 2400선 마저 무너지면서 주가하락에 따른 개인의 손실률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코스피 2400선도 무너졌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압박이 가중된 상황이다.

이와중에 올해 국내주식 27조원가량 사들인 ‘동학개미’의 시름이 깊다. 빚을 내 주식을 산 뒤 담보비율을 채우지 못해 강제 청산 당하는 반대매매 규모도 하루 300억원에 달한다.

20일 오후 3시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장 대비 56.05포인트(2.30%) 급락한 2384.88을 가리켰다. 지수는 장중 2372.35까지 밀리며 2020년 11월5일(장중 2370.85) 이후 약 2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긴축정책 움직임과 고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악재들이 겹겹이 쌓이며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연초부터 지난 17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17조682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17일까지 총 112일 거래일 중 74일간 팔았다. 이달 들어선 지난 16일을 제외하곤 순매도를 지속하면서 국내 증시 하방압력을 키웠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연초부터 17일까지 27조1204억원을 순매수해 외국인 매도 물량 대부분을 받아냈다.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는 18.3% 하락했다. 손실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 몫이다.

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연초 이후 순매수한 삼성전자 보통주는 14조4184억원 규모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4352억원어치 사들였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순매수 금액은 15조8536억원에 이른다. 개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금액의 58.5%가량이 삼성전자에 쏠린 것이다.

이 외 네이버(2조1502억원), 카카오(1조8038억원), SK하이닉스(1조1242억원), 삼성전기(1조416억원), LG전자(8465억원), LG생활건강(7965억원), 현대차(7917억원), 두산에너빌리티(7767억원) 등이다.

성적표는 처참하다. 삼성전자의 평균 매수 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6만7900원으로 17일 종가 5만9800원를 감안하면 손실 11.9%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평균 매수 단가는 31만1800원, 9만2400원으로 각각 23.8%, 21.9%의 손실을 봤다. 

그 밖에 삼성전자우(-9.3%), SK하이닉스(-0.8%), 삼성전기(-11.3%), LG전자(-15.7%), LG생활건강(-24.1%), 현대차(-2.3%), 두산에너빌리티(-16.6%) 등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마이너스다.

증권가에서 당분간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섣부른 매매는 조심할 것을 조언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증권가에서 당분간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섣부른 매매는 조심할 것을 조언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주가 급락 여파에 반대매매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302억6900만원이다. 지난 15일 반대매매 규모는 315억5500만원으로 작년 10월 7일(344억2000만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하루 평균 120억~174억원대였던 반대매매 규모는 14일 260억3400만원으로 뛰었고 15~16일 이틀 연속 300억원을 웃돌았다.

반대매매가 많아지면 주식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증시 자체의 하락 압력도 커진다. 반대매매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 시 이른바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하면서 낙폭을 키울 수도 있다.

주가 하락·반대매매 증가 등으로 신용거래융자 잔고(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는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16일 기준 신용잔고는 20조6863억원이다. 지난해 2월4일(20조2629억원)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3조원을 웃돌았던 신용잔고는 지난 4월부터 21조~22조원대를 유지하다 20조원대로 내려왔다. 신용잔고는 통상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늘어난다. 시장이 추락하고, 반대매매가 줄을 잇는데다 투자심리 자체가 위축되면서 신용거래융자도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섣불리 매매에 나서는 행위는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재는 보이지 않고 악재만이 가득한 상황이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며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며 “가격 매력은 충분히 높아졌지만, 반등 트리거가 당장 없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점에서 매도 실익도 크지 않다”면서도 “종목별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 주가가 많이 빠졌더라도 향후 이익 추정치의 하향이 더 커지며 밸류에이션 트랩에 빠질 수 있는 기업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지금 투자에 나선다면) 실적이 좋은 종목들을 우선으로 저점 매수를 하되, 경기둔화 국면에서 위험성이 있는 적자 기업이나 한계 기업에는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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