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인플레이션"

[서울와이어 장경순 기자] 현재로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연말까지 걷잡을 수 없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CME그룹의 Fed와처 프로그램은 19일 오후 9시54분(한국시간) 올해 연말 연방기금금리의 가장 유력한 수준으로 3.50~3.75%를 전망했다. 현재의 1.50~1.75%보다 2%포인트나 높아진다는 것이다.

CME그룹의 Fed와처는 금융시장에서 이뤄진 투자자들의 거래가 어떤 전망에 기초하고 있느냐를 분석한 것으로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와 성격이 크게 다르다.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CPI)가 8%를 훌쩍 넘고 있어 중앙은행인 Fed의 금리인상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Fed는 “장기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적으로 상승하도록” 제로금리 양적완화 등의 통화정책을 13년 동안 펼쳐왔지만 삽시간에 모든 상황이 변해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지도록” 정책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

하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 발언에서 Fed의 정책대응에 한계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CNN비즈니스는 20일자 ‘비포 더 벨’ 뉴스레터에서 ‘Fed가 인플레이션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 사진=Fed 제공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 사진=Fed 제공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국제유가 급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공급망 혼란 등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없는 요인들이 현재 인플레이션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Fed가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CPI가 아닌 근원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이다. 소비자물가에서 에너지와 곡물류 등을 빼고 편제한 것이다. 한국은행도 1998년 현재의 통화정책 체계를 수립할 때는 물가안정 목표를 근원 인플레이션을 기준으로 설정했으나 2007년 소비자물가로 변경했다.

그러나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 역시 지난 5월 전년동월대비 6%에 달했다. CPI 8.6%보다는 낮지만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 2%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물가 대응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내비쳤다 하더라도 이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CPI보다 2.6%포인트 가량 낮다는 것 뿐이지, Fed의 물가안정목표를 4%포인트나 뛰어넘고 있음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Fed와처 프로그램의 연말까지 최대 2%포인트 추가 금리인상 전망을 일축할 얘기로 보기는 어렵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