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자이언트 스텝, 주택 소유자 이자 부담 가중
거래절벽 심화, 6월 거래량 전년 동월 대비 43.4% 뚝
집값 버블 사라지나, "하반기 정부 대책 등 지켜봐야"

한강변에서 바라 본 강남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이태구 기자
한강변에서 바라 본 강남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고금리시대’ 주택 수요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얼어붙는 모습이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현재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해 거래마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의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등 주택 구매에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매수세도 꺾이며 6월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43.4% 줄어든 총 5만304건으로 집계됐다.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중과 폐지 등을 약속하는 등 세부담을 완화하는 쪽으로 부동산시장 개편 방향을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국내외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부동산시장의 침체 양상이 짙어졌다. 서울에서 고공행진 하던 용산구의 아파트값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집주인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매도보다는 보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고물가, 경기침체 우려 등의 악재로 인해 매수세가 위축됐다”며 “강남권에서만 유일하게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없는 서초구만 반포동의 재건축이나 신축 위주로 고가 거래가 이뤄지는 등 수요 양극화가 진행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집값이 대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국내외 악재 속 부동산시장이 불황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 본격적으로 집값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무주택자에게는 내년 하반기가 ‘내집 마련’에 적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우선 다음달 발표를 앞둔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을 지켜봐야 한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오는 8월 둘째 주 새 정부 첫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보고했다. 

발표에 따라 꺾인 집값 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 250만호 이상의 대규모 공급 대책인 만큼 주변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수요자들이 이를 호재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반이다. 대폭락 주장이 나오는 것은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기초한 것”이라며 “경기 연착륙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하반기 주택공급을 비롯한 시장 완화 정책을 예고하는 등 대폭락은 현재로서 과도한 우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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