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 견제한 듯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1월 1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1월 1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하며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했다는 점에서 대만을 향한 미국의 군사지원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세력이든 어떤 형태의 공간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는 것은 14억여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심은 저버릴 수 없으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 미국 측이 이 점을 분명히 하길 원한다”며 “미국 측은 응당 언행을 일치시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고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양국 관계의 주요 성명)을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 주석의 발언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며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나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하나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으며 이 정책은 대만관계법 등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밝혔다”며 “미국의 중국 및 대만 정책에 변화가 없는 만큼 중국도 무리하게 현상 변경을 시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영상 정상회담에서도 ‘불장난’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양국 간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한편, 미·중 정상이 대만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미국의 의전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실제 대만 방문을 강행하면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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