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기흥캠퍼스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 참석을 통해 경영복귀를 알렸다. 이 부회장은 기공식 참석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직원들도 총수의 복귀에 환호를 보냈다. 현장 사진에 찍힌 모습을 보니 연예인 팬미팅 행사 못지않았다. 그동안 ‘총수의 부재’ 속 어려운 시기를 보낸 직원들은 이제야 안도할 수 있게 됐다.

연달아 터진 품질 논란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야심 차게 내놓은 ‘갤럭시 S22’는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으로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인 GOS가 활성화되면 최신폰은 제대로 된 성능을 내기 힘들다.

결국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나서 주주총회에서 고개를 숙였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또한 선대 회장들이 내세운 ‘품질 제일주의’ 원칙에도 큰 오점이 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품질 관련 문제가 재차 터졌다. 가정집에서 일부 드럼세탁기 유리문 이탈 현상으로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사측은 자체 분석을 통해 문 뚜껑과 외부 유리 접착 면에 있는 잔류 이물질로 외부 유리가 떨어져 나갈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무상 서비스 제공을 통한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부문에서도 수율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에 ‘품질경영’ 의구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앞서 온갖 논란 속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지휘해야할 리더는 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혀 경영 참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이 부회장이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되면서다. 

직원들도 연달아 나온 악재에 총수의 복귀를 간절히 염원했을 것이다. 이 부회장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그도 이를 아는지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서면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고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한지 약 30년이 흘렀다. 그의 아들도 부친을 따라 “기술 중시·선행 투자의 전통을 계승해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는 반도체 초격차를 선언했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보여줬던 ‘애니콜 화형식’과 같은 과감한 퍼포먼스가 아닌 본인 방식의 큰 그림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경영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 부회장이 ‘품질’에 대한 떨어진 위상을 다시 세우고 ‘뉴삼성’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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