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조원 달성 눈앞, 기록 유지가 관건
업황 악화에 자체 공정 도입 등 사업 다각화

손보익 LX세미콘 사장은 국내 대표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다. 2023년에는 전장사업을 중심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LX세미콘 제공
손보익 LX세미콘 사장은 국내 대표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다. 2023년에는 전장사업을 중심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LX세미콘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손보익 LX세미콘 사장은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로서 회사를 국내 팹리스 기업 1위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연 매출 2조원 달성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그의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그는 LX세미콘을 애플 공급망에 포함시키는 성과에 힘입어 전장사업 진출까지 고려 중이다. 아날로그 반도체를 앞세워 ‘패스트 무버’가 되려는 그의 계획은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30년 시스템 반도체 사랑

“세트(완제품) 업체에 있으면서 시스템 반도체의 필요성이 피부에 와 닿는다. 시스템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어야 전체 세트 산업이 살 수 있다.”

손 사장은 공식 석상에 나설 때마다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30년 경력의 반도체 전문가로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손 사장의 안목은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의 눈에 띄었다. 구 회장이 LG전자 대표를 맡던 당시 시절 자체 스마트폰 앱 프로세서(AP)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손 사장이 주도했다. 이후 구 회장은 LX세미콘을 손 사장에게 맡기며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게 했다. 

그는 구 회장의 지원에 힘입어 디스플레이구동칩(DDI)으로 LX세미콘을 연 매출 2조원 클럽에 가입시키는데 성공했다. 손 사장이 강조하던 시스템 반도체, 특히 아날로그 반도체의 잠재력이 실적으로 이어진 결과다. 

손 사장이 LX세미콘을 맡은 뒤로 회사 성장세는 가팔라졌다. 업계는 손 사장의 두 번째 임기가 오는 3월에 마무리되지만 애플 공급망에 들어가는 성과 덕에 연임도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대만 금융미디어 주헝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애플의 공급망 목록에 LX세미콘이 새롭게 포함됐다. 애플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아이패드에 탑재할 예정이다. LX세미콘의 DDI가 올레드 디스플레이 구동칩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미래 먹거리 발굴은 과제

LX세미콘의 성장세에도 손 사장에게는 과제가 남아있다. 그는 DDI 중심으로 매출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LX세미콘은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 손 사장은 2021년 7월 사명을 LX세미콘으로 변경하면서 팹리스 기업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그는 "글로벌 톱 시스템반도체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반도체 회사임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LX세미콘으로 이름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손 사장이 점찍은 사업은 전장 분야다. 전기차 관련 반도체 시장 성장 가능성을 미리 점친 그는 2021년 LG이노텍으로부터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소자 설비와 특허자산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LG화학으로부터 일본 방열 소재 업체 FJ컴퍼지트머티리얼즈 지분 30%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들 모두 사용환경이 전자제품과 다른 자동차 부품과 관련된 기술과 연계된다.

업계 관계자는 “손 사장이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기술에 힘을 주고 있다”며 “특히 팹리스 방식만 취하던 DDI와 달리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분야는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를 것으로 보이며 사업다각화를 위한 기반을 착실히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보익 LX세미콘 사장은?
▲1961년생 ▲경북대 전자공학(학사·석사) ▲미국 MIT MBA ▲1984년 금성정보통신 입사 ▲LG전자 System Integrated Circuit(SIC) 연구소장(전무) ▲실리콘웍스 대표이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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