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개 가맹점 만든 비결은 '상생 철학'
매장 수 1위지만 정체성 애매하단 평가
'뉴(NEW) 아메리카노' 안착에 총력 주문
올해 해외진출 원년, 괌 1호점 오픈 예정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2023년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디야커피 제공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2023년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디야커피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국내 최다 가맹점 수’, ‘최저 폐점률’, ‘가성비’ 등 모두 커피전문점 이디야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문구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2004년 이디야를 인수한 뒤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 1위로 키워냈다. 해외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늘려가던 상황에서 품질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전략으로 시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올해 국내에선 메뉴 강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숙원사업이었던 해외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은행맨에서 커피전문점 1위까지

문 회장은 커피사업에 관련이 전혀 없는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인물이다. 동화은행 창립멤버로 업무를 보던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에 동화은행이 신한은행에 인수되면서 회사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듬해 삼성증권으로 이직해 투자신탁팀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그의 행보는 창업이었다. 지인이 매각하려던 이디야의 잠재 가능성을 보고 인수해 2004년 당시 80개의 가맹점을 현재 3500개가 넘는 규모로 뚝심 있게 키워냈다. 국내 커피전문점 중 매장 3000호점을 넘어선 건 이디야커피가 최초다. 

문 회장의 첫 승부수는 ‘가성비’였다. 맹점 임차료와 인테리어 비용을 최소화해 가맹점 개설비용을 30% 이상 낮췄다. 초기 투자비용을 줄인 덕에 이디야는 개별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그의 경영철학도 유명하다. 문 회장은 가맹점 우선 정책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특히 로열티를 매출액에 관계없이 월 25만원으로 고정한 것은 혁신으로 꼽힌다. 이 결과 이디야 가맹점의 폐점율은 1~2%로 업계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디야의 입지는 애매하다는 평가다. 2010년대 중반까지는 ‘저가 커피’로 불리며 가성비를 인정받았으나 현재는 더 저렴한 커피가 쏟아지며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애매한 위치에 서게 된 셈이다. 현재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한잔 가격은 3200원으로 메가커피(2000원)과의 가격 차이는 1200원이다.

문 회장은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격적인 확장에 가격경쟁으로 대응하기보단 기본에 충실한 이디야의 경영철학을 고수하겠단 입장이다. 20년간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전략은 ‘뉴 아메리카노’

올해 문 회장은 ‘뉴 아메리카노’를 중심으로 재도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뉴 아메리카노는 이디야 커피연구소에서 오랜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거쳐 만든 제품이다. 변화하는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커피 품질 향상에 방점을 두고 개발 방향을 잡았다.

이는 그의 경영철학과도 연결된다. 기존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샷과 양을 늘려 제품 본질인 맛과 가성비에 다시 한번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문 회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뉴 아메리카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해외시장 진출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디야의 글로벌사업 확대에는 전초기지로 평가받는 ‘드림팩토리’가 중심에 있다. 드림팩토리는 경기 평택에 위치한 로스팅 공장으로 2020년 가동을 시작해 연간 최대 6000톤의 원두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유통사업도 키운다. 이디야에 따르면 유통사업은 지난 3년간 연 평균 70%대 신장하는 등 지속 성장하고 있다. 미국, 호주, 몽골, 대만, 홍콩 등 10여개국에 다양한 제품을 수출 중이다. 문 회장은 올해를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괌에 해외 1호점을 오픈하며 이디야커피 브랜드를 해외에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 회장은 “뉴 아메리카노의 성공을 통해 이디야커피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다양한 신제품 개발과 품목 다변화, 제품 리뉴얼을 추진하며 미래 성장 동력인 유통사업과 해외진출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가맹점 매출 신장에도 보탬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1962년생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1998년 동화은행 종합기획부 ▲1999년 삼성증권 지점투신팀 팀장 ▲2004년 이디야 커피 대표이사 ▲2014년~현재 이디야 커피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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