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S-클래스' 서울 진출 이끌어… 수주 성장기반 마련
대우건설 인수 이후 사업 안정화 도모, 시너지 기대감↑
해외 경쟁력 강화 목표 설정… 베트남·필리핀 직접 방문
제13회 대한주택건설협회장 선임… "혼신의 노력 약속"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정창선 회장의 경영을 이어받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주택건설협회 제공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정창선 회장의 경영을 이어받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주택건설협회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노린다.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대우건설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직접 현장까지 찾아가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정 회장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중흥 S-클래스’의 서울 진출을 도맡는 등 흐름을 잘 파악하는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재건축·재개발 수주를 넘어 해외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그의 모습이 중흥그룹의 오랜 숙원을 풀어낼 수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2세 경영' 본격화, 사업 안정화 도모

정 부회장은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오너2세 경영인’이다. 그는 일찍부터 건설현장과 경영능력을 키우며 중흥그룹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는 현장경험을 중시하는 정창선 회장의 뜻에 따라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중흥주택 건설현장을 누볐고 주택사업과 분위기를 일찍부터 파악했다. 임직원, 노동자들과의 소통능력까지 키우며 인정받기 시작했고 현재는 중흥그룹의 경영을 총괄하는 중이다.

그는 정창선 회장의 ‘3불(不) 원칙’ 경영철학을 이어갈 전망이다. ‘비업무용 자산은 사지 않는다’, ‘보증은 되도록 서지 않는다’, ‘적자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수주하지 않는다’ 등으로 불리는 3불원칙은 현재의 중흥그룹을 키운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3년간의 자금계획을 미리 짜고 3개월마다 이를 확인하는 방식은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큰 기여를 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지배구조 효율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중흥그룹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포함됐다. 이에 중흥그룹은 올해 4월 말을 목표로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정 부회장은 현재 중흥토건의 지분 100%를 보유했다. 그는 중흥토건을 지주회사로 세우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주사 체제가 출범하면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 계열사 중봉건설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세종이엔지를 자회사로 편입했고 중흥S클래스가 중흥산업개발을 자회사로 두면서 중흥토건, 중봉건설, 세종이엔지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편성됐다.

재건축·재개발부문도 놓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2020년 서울 길훈아파트 재건축사업과 봉천2구역 재개발사업을 시작으로 소규모 중심 수주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경기 부천시 괴안동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부산 연상강변 가로주택정비, 부산 진구 신양아파트 재건축 등을 잇따라 따냈고 상반기에만 5796억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달성했다.

아울러 중흥그룹의 아파트 브랜드인 ‘중흥S-클래스’의 서울 진출을 이끌었다. 호남지역을 텃반으로 둔 중흥그룹은 사업영역이 좁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2020년 서울 강동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의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감시키며 지역확대에 나섰고 구로 길훈아파트 재건축, 관악구 봉천2구역 재개발, 노원구 월계재건축 등을 수주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며 릴레이 수주를 이어갔다”며 “앞으로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수주 획득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주 부회장(왼쪽)이 베트남 빈즈엉성에서 응우옌 반 자잉 부성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정원주 부회장(왼쪽)이 베트남 빈즈엉성에서 응우옌 반 자잉 부성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승자의 저주' 우려 잠식… "발 벗고 나선다"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인수가격 2조1000억원으로 2021년 12월 대우건설 주식 50.75%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이 각각 40.6%, 10.15%를 인수하면서 중흥토건이 대우건설 인수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경쟁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고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결국 대우건설은 중흥그룹의 품으로 들어갔다.

당시 ‘승자의 저주’와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으나 기우에 그쳤다. 중흥그룹은 3년 동안 내부임원 출신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5년간 구조조정 없는 고용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대우건설 임직원들에게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통한 독립·책임경영 ▲안전품질본부 기능 강화·전사 역량 결집 ▲전략기획본부 미래성장 기반 구축 등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결국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문제 없이 마무리됐고 지금까지 순조롭게 상생관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특히 회사의 오랜 숙업이었던 해외 수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지방에서 전국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넘어 해외까지 넘보겠다는 포부가 담긴 셈이다.

정창선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주도했으나 이후에는 정 부회장이 사업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호찌민 북측에 위치한 빈즈엉성을 방문해 보 반 밍(Vo Van Minh) 성장, 응우옌 반 자잉(Nguyen Van Danh) 부성장 등 빈즈엉성 관계자들을 접견하고 호치민 인근 지역 사업지를 방문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북부 하노이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정 부회장은 남부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영역을 넓히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아울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방한한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주석과 응우옌 찌 중(Nguyen Chi Dung)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을 잇따라 접견하며 현지 사업 진행을 위한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8월에는 필리핀까지 직접 찾았다. 그는 직접 필리핀 현지 당국과 소통에 나서기 위해 해외현장을 방문했고 정치적인 안정을 토대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필리핀시장에서 다양한 분야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강점을 살려 중흥그룹의 몸집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신도시·산업·물류단지 등의 부동산 개발사업과 물류, 에너지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도시개발 등에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한 중흥그룹과 해외사업에 강점을 가진 대우건설이 함께 필리핀에서도 인프라·부동산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정 부회장은 건설업계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는 중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대한주택건설협회 제32차 정기총회에서 제13대 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정 부회장은 헤럴드 회장과 대우건설 회장직, 건설협회장까지 수행하게되면서 앞으로 그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정 부회장은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시기에 협회의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어깨가 무거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주택건설업계가 지금의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타개하고 국민 주거수준 향상과 주택산업발전을 위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은?

▲1968년 광주광역시 출생 ▲광일고등학교와 호남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1992년 중흥건설 입사 ▲2013년 중흥건설 사내이사 선임 ▲2021년~현재 중흥그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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