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초대 대표로 취임해 '회사 초석' 다진 인물
건축자재 유통 패러다임 직매장 체제로 확대·개편
수익성 개선 숙제… 과거 위기극복 능력 활용 전망
경영능력·노하우 등이 관건… "성장 잠재력 이끌것"

한명호 LX하우시스 사장이 LX하우시스의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사진=LX하우시스 제공
한명호 LX하우시스 사장이 LX하우시스의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사진=LX하우시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한명호 LX하우시스 사장이 10년 만에 회사로 복귀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글로벌 금융위기시절 LX하우시스의 안정적인 운영과 성장을 이끌었던 그의 능력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쏠린다.

최근 몇 년 동안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하며 위기에 빠진 LX하우시스가 한 사장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건자재 전문가로 불리는 그의 노하우와 경험이 절실할 때다. 과연 한 사장이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할지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회사 초석 다지고 10년 만에 복귀

한 사장은 건자재시장 변화 흐름과 통찰력을 유지하는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2009년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가 LG화학에서 분할·설립될 때 초대 대표로 취임해 2012년까지 회사의 성장을 진두지휘했다.

지금의 LX하우시스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사장은 대표 재임 당시 B2B(기업간 거래)에 집중됐던 건축자재 유통 패러다임을 직매장 체제로 확대·개편하는 등 과감하고 혁신적인 도전으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 개척을 주도했다.

아울러 2009년 글로벌위기 당시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주며 극복 능력을 발휘했다. 고성능 단열재와 고단열 로이유리, 완성창 등 고부가가치사업 육성으로 수익을 개선시켰고 LX하우시스의 주력사업으로 성장시켰다. 대표 퇴임 이후에도 한화L&C 및 한라엔컴 대표를 역임하며 건자재·인테리어업계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그는 ▲신사업·글로벌사업 경쟁력 강화▲제품·유통혁신 가속화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절감형 제품·기술개발 등을 강조하며 회사를 운영했다. 미국 조지아 인조대리석 공장 건설과 중국 우시 공장 건설 등 해외 주요 전략 시장에 생산 거점도 마련해 내수 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해외시장으로 확대했다.

LX하우시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한 사장은 내부 신뢰를 바탕으로 구본준 LX 회장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10년 만에 회사에 복귀하면서 그룹 내 위상이 한층 높아진 LX하우시스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초대 대표인 한 사장의 능력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격변하는 국내외 사업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선택”이라며 “성과 창출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앞으로 어떠한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해외사업과 기존 사업을 강화해 LX하우시스의 수익성을 개선시킬 계획이다. 사진=LX하우시스 제공
한 사장은 해외사업과 기존 사업을 강화해 LX하우시스의 수익성을 개선시킬 계획이다. 사진=LX하우시스 제공

◆실적 개선 관건, '구원투수' 노린다

한 사장의 가장 큰 숙제는 단연 ‘수익성 개선’이다. LX하우시스는 몇 년 동안 실적개선에 큰 난항을 겪었다. 최근 건설·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자재·인테리어업계도 큰 위기에 빠졌다. 주요 기업으로 평가받는 LX하우시스도 침체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수시평가에서 LX하우시스의 장기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5월 부정적(negative) 평가를 부여한지 7개월 만에 등급을 하향을 단행했다. 이에 LX하우시스의 유효 신용등급은 A+로 완전하게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하향의 주요 근거로 수익성 저하를 꼽았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실적추정자료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5.7%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흑자전환했던 당기순이익(-346억원)도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수익을 지탱하던 전방산업 불황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집콕’이 유행하며 LX하우시스도 수혜를 입었으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매출이 증가해도 원자재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건축자재부문 주요 원재료인 폴리염화비닐(PVC)은 2020년 ㎏당 1130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1735원으로 급등했다. 가소제(DOTP)는 1406원에서 2269원, 인조대리석 제조에 사용되는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는 1700에서 2574원으로 뛰었다.

LX하우시스는 주요제품인 플라스틱 창호 가격을 2020년 톤당 431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450만원으로, PVC 바닥재는 1만56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렸다. 가격을 인상해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급등하는 원가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위기 극복 능력을 보여준 한 사장이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그는 대표 재임 당시 실적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출범 첫 해인 2009년 428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2010년 635억원으로 증가했고 2011년 723억원으로 늘었다.

그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사업 부문 확대도 기대된다. 과거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한 만큼 해외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2월 북미 주방‧욕실 전시회 KBIS에 참가하는 등 엔지니어드 스톤·인조 대리석 제품 등을 통해 북미시장 확대에 나섰다.

고금리와 고환율, 고물가 등 삼중고와 더불어 자금시장 경색까지 직면하게 된 건설업계의 분위기는 고스란히 건자재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초대 대표를 다시 불러들일 만큼 좋지 않은 환경이지만 한 사장의 노하우와 경영능력이 탄력을 받으면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