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동안 회사 근무한 '현장전문가', 위기 극복 관건
신세계건설 매출 감소세… 시장 침체 속 탈출구 필요
레저부문 강화·신사업 모색 등 영역다각화 필수과제
골프사업 주력사업으로 떠올라… 실적 개선 기대감↑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가 실적 부진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사진=신세계건설 제공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가 실적 부진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사진=신세계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가 실적부진에 빠진 회사의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몸집은 커지고 있으나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와 정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신세계건설에서 업무를 담당한 만큼 내부 이해도가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의 풍부한 현장경험과 전문성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부동산시장 전체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건설업계도 큰 타격을 받았고 쉽게 반등을 노리기에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정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안정성을 도모하고 성장을 이끌어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위기 속 선택받은 '현장통'

정 대표는 윤명규 전 사장과 상반된 인물이다.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이례적으로 유통업계에서 넘어온 윤 전 사장은 정용진 그룹 부회장의 신임을 얻어 높은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정 대표는 1996년 신세계건설에 입사한 이후 26년간 근무하며 주요 프로젝트와 영업부서를 넘나든 현장 전문가다.

최근 신세계건설의 상황을 보면 회사 내부를 잘 아는 정 대표가 선택될 만하다. 신세계건설은 갈수록 업계에서 인정받는 회사로 거듭나는 중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세계건설의 매출액은 3455억원으로 전년(2867억원)보다 20.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0.3%, 38.5% 감소한 66억원, 37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61.9% 줄었고 순이익은 248억원에서 119억원으로 급감했다. 수익성과 영업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3.97%에서 1.37%로 감소했다. 20위대를 유지하던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지난해 34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신세계건설은 정 대표의 경험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영업본부장으로 일했던 능력도 확실히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정 대표의 과감한 ‘선견지명’이 필요할 때다.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디에프 등 그룹 대부분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에 정 대표는 다양한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특히 윤 전 사장이 초석을 다진 자사 주택브랜드 ‘빌리브(VILLIV)’를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에 사업지가 집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분양 지역 1순위로 꼽히는 대구는 그렇게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신세계건설이 보유한 대구 사업지는 모두 8곳으로 분양완판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부동산시장 여건도 좋지 않기 때문에 사업지를 확장해야 한다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신세계건설의 골프사업이 새로운 탈출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신세계건설 제공
신세계건설의 골프사업이 새로운 탈출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신세계건설 제공

◆'골프사업' 등 다각화 필요

정 대표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건설 매출 비중은 건설부문이 95%, 레저부문이 5% 수준으로 사업다각화가 절실하다. 다른 건설사들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과 더불어 원전사업까지 노리는 등 기존 운영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수익성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에 레저부문을 강화하는 것도 실적개선을 위한 좋은 방법으로 거론된다. 그 중에서도 스크린골프와 골프장사업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코로나19 상황도 점차 좋아지면서 레저부문의 적자폭이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이다. 레저부문의 영업손실액은 2018년 19억5000만원에서 2019년 12억2000만원으로 줄었고 2020년 129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46억원으로 줄었고 앞으로 상황을 고려하면 이익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정 대표가 신사업으로 선점할 만한 스크린골프도 기대감을 키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TGX(토탈 골프 익스피리언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올 1월에는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부에 TGX를 활용한 스크린골프장 1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TGX는 골프지도업과 게임센터제공업, 경기장 시설임대업, 골프연습장서비스업, 골프시설 운영업, 골프용품 대여업 등을 상표설명으로 등록한 브랜드다.  골프바지·골프셔츠·골프가방·골프화 소매업 등도 함께 등록해 스크린 골프장 운영과 함께 골프 패션 사업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물류센터 수주도 노려볼 만하다. 신세계건설은 2003년 첫 물류시설을 준공한 이후 지난해까지 46건의 실적을 달성했다. 2020년부터 물류센터를 주력 사업으로 선정한 이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수주를 이어가는 중이다. 잠재력이 높은 사업인 만큼 실적개선에 큰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

밝지 않은 상황에서 정 대표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래전부터 신세계건설의 성장을 지켜보고 기여한 만큼 회사의 문제점과 장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는 인물로 꼽힌다. 이에 정 대표가 선제적인 대응과 과감한 혁신을 추구한다면 위기 극복은 물론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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