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공부 시절 떠오른 아이디어로 직방 '자체개발'
누적 다운로드 3000만회↑, 기업가치 2조5000억원
공인중개사와 상생 강조 … "'윈윈 방식' 고민할 것"
"메타버스 등 활용해 프롭테크기업으로 도약 계획"

안성우 직방 대표는 부동산 중개시장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사진=직방 제공
안성우 직방 대표는 부동산 중개시장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사진=직방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안성우 직방 대표는 온라인 부동산시장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론칭한 플랫폼 직방은 수요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매개체로 자리잡았다. 청년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안 대표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며 프롭테크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공인중개사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그는 꾸준히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아울러 메타버스는 물론 사물인터넷(IoT)을 포함한 스마트홈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직방을 어디까지 성장시킬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젊은 사업가, 부동산시장에 혁신을 불어 넣다

안 대표는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출신으로 어린 나이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공인회계사와 게임개발자, 벤처투자 심사역 등 다방면에서 능력을 키웠고 2012년 지금의 직방을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벤처사업에 뛰어들었다.

직방을 만들기 전인 2010년 안 대표는 ‘채널브리즈’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의 소비자간 거래(C2C) 플랫폼으로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실패의 쓴 맛을 봤고 두 번째 아이템으로 부동산 중개서비스를 선택했다. 

그가 회계 공부를 위해 고시촌에서 방을 구할 때는 전봇대나 벽에 붙은 전단지에 의존했는데 이 방식이 오랫동안 달라지지 않은 것을 깨닫고 직접 수요자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한 순간의 아이디어가 1979년생 젊은 사업가의 성공을 만든 셈이다.

현재 직방 애플리케이션은 누적 다운로드 3000만회를 넘는 등 국내 1위 부동산중개 앱으로 성장했다. 대면방식으로 집을 구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수요자들에게 직방은 말그대로 혁신이었다. 간편하게 내 집을 둘러보고 계약하는 방식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고속성장을 이룬 직방은 지난해 KDB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투자로부터 1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직방은 더 빠른 성장을 이뤘다.

안 대표는 꾸준히 수요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시대에 맞는 변화를 추구했다.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3D 가상현실 솔루션 기술을 도입했고 증강현실(VR)로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편리함도 챙겼다. 클릭 한 번으로 매물검색부터 지역탐방, 일조량, 전망 등까지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것이다.

안 대표는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아진 만큼 ‘모바일 모델하우스’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직방이 중개는 물론 분양시장에서도 꼭 필요한 도구로 사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해 직방의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사진=직방 제공
안 대표는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해 직방의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사진=직방 제공

◆꾸준한 상생협력… 글로벌 프롭테크기업 정조준

안 대표는 오래전부터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2021년 자회사 온택트파트너스를 설립하고 공동중개사업을 시작했다. 직방이 매물을 플랫폼에 올리면 등록된 공인중개사와 매칭시키는 방식이다. 직방은 계약내용에 직접 책임을 지고 거래 수수료는 제휴 중개사와 절반씩 나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50% 할인 정책도 내놓았다. 직방은 올 6월까지 직방·호갱노노에서 처음으로 ‘집 내놓기’를 이용해 수도권 지역 아파트를 매도하거나 전·월세 임대를 내놓는 이용자들에게는 파트너 공인중개사들이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법정 수수료율의 절반만 받기로 했다.

직방 관계자는 “이미 기존 공인중개사 업계나 프롭테크 기업들이 다양한 종류의 수수료 할인제를 도입하거나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게 사실”이라며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거래를 유인해 고객과 파트너 공인중개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직방을 처음 시작한 계기는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오래된 부동산 거래 관습으로 정보가 불투명하고 과정에 대한 불신이 쌓인 부분을 풀고자 한 것”이라며 “이 부분과 더불어 업계 종사자들과 같이 어떻게 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글로벌 프롭테크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모바일·빅데이터 등 기술을 적용한 부동산 서비스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가장 주목받는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직방은 2021년 롯데건설과 건설분야의 디지털전환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직방이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폴리스’(Metapolis)는 부동산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가상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건설사와의 협력을 통해 또 다시 성장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메타버스를 적용해 수요자들은 물론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이기 위해 나섰다. 직방은 2021년 뉴노멀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본사 사무실 운영을 중단하고 비대면·디지털 기반의 ‘클라우드 워킹’(원격근무) 제도를 전격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오프라인 출근이 없어지면서 직원들의 부담이 줄었고 능률도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스마트홈시장 진출도 모색하는 중이다. 직방은 지난해 1월 삼성SDS와 홈IoT사업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협력을 강화해 기존 주거 콘텐츠에 삼성SDS의 홈IoT 하드웨어를 결합할 계획이다. 스마트홈 사업부도 신설해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11월 10년 만에 기업이미지(CI)를 변경하며 성장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삼성전자와 협력해 삼성페이를 연동한 스마트도어록 ‘SHP-R80’를 공개했다. 초광대역(UWB) 기술을 적용한 해당 제품은 근거리무선통신(NFC) 도어록과 달리 디지털키를 발급받은 사용자가 다가가기만 해도 잠금 해제를 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앞으로 10년은 주거 공간의 운영체제(OS), 즉 ‘홈(Home) OS’ 시대를 여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집을 찾는 경험에서 사는 경험까지 책임지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단순히 부동산 광고로 매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종합 프롭테크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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