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조닝' 적용 첫 사례, 다기능 복합지역으로 조성
오피스텔·비주거시설 등 다양한 주거유형 도입할 예정
국제금융오피스·핀테크랩 설치, 창업공간 제공할 계획

여의도 한양아파트가 최고 54층 높이의 대규모 금융특화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사진=서울시 제공
여의도 한양아파트가 최고 54층 높이의 대규모 금융특화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서울 여의도의 대표 노후 단지로 꼽히는 한양아파트가 초고층 국제금융 특화 주거단지로 탈바꿈하면서 일대 스카이라인이 확 바뀔 전망이다.

19일 서울시는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최고 높이 200m(50~54층) 이하, 1000세대 규모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정비계획안 열람공고를 거쳐 올 상반기 정비구역 심의를 완료할 계획이다. 신통기획이 확정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1975년 준공된 588세대의 노후 아파트 단지다. 2017년 안전진단 통과 이후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사업이 흐지부지됐다. 이후 2021년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조금씩 재개됐고 결국 청사진이 드러났다.

기획안에 따르면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국제금융중심지 기능을 지원하는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을 주거지역에 사용되는 첫 사례로 거듭날 전망이다. 비욘드 조닝은 지역 특성에 맞춰 주거·업무·상업·여가 등 융복합적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서울시의 새로운 용도지역체계다. 기존 주거 중심의 재건축을 넘어 다기능 복합지역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양아파트는 용도지역을 기존 제3종일반주거지역(용적률 300%)에서 일반상업지역(용적률 600%)으로 상향하는 대신 비주거시설과 오피스텔, 외국인 전용 주거 등 다양한 주거 유형을 도입한다. 세대수는 공동주택 1000세대 내외와 오피스텔 210세대로 계획됐다.

200m 이하 범위 내에서 63빌딩~파크원을 기준으로 ‘U자형’ 스카이라인이 형성된다. 북측 대교아파트 인근 일조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고층 타워는 국제금융로변에 배치하도록 결정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의 적정 층수는 54층으로 평가된다. 다만 인근 아파트에 대한 일조 영향 등에 따라 층수는 유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서울시는 여의도 일대가 ‘금융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된 점을 고려해 공공기여 시설로 서울국제금융오피스와 서울핀테크랩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주변 금융권 종사자에게 쾌적한 사무공간을, 핀테크 스타트업 창업가에게는 저렴한 창업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아파트 담장으로 막혔던 ‘국제금융로’와 ‘여의대방로’는 상업·업무가로 재조성된다. 건물 저층부에 연도형 상가를 배치하고, 국제금융로는 보도 폭을 기존 2m에서 10m로 넓혀 걷고싶은 거리로 만든다. 여의대방로변에는 수변문화도서관, 커뮤니티 센터 등 공공개방 커뮤니티시설을 조성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한양아파트 신통기획이 비욘드조닝 개념을 주거지역에 도입한 첫 사례로 떠오를 것”이라며 “신통기획이 주택공급 뿐만 아니라 도시의 미래 경쟁력 창출과 주거공간의 혁신을 이루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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