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처신하라" 윤 대통령 의중 사실상 언급
당원 대상 여론조사서 김기현 이은 2위로 떨어져
윤 대통령 귀국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 밝힐 듯

사진=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사진=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3·8 전당대회 출마를 앞두고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원동력이 된 높은 여론 지지도에 변화가 생긴 데다 대통령실의 압박이 연일 거세진 탓이다.

나 전 의원은 이달 18일부터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나 전 의원은 당과 대통령실의 불출마 압박 속에서도 공개일정을 소화하며 사실상 당권 도전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친윤계의 십자포화 속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분리하는 전략으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에 호소해왔다. 친윤계 의원들의 반윤 공세에는 "제2의 진박감별사"라고 응수하고, 지지층을 향해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대기 대통령실장이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나경원)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비서실장의 입장문이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동력이 된 여론조사 지지도가 떨어진 점도 나 전 의원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국민의힘 지지층 12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3%가 친윤계 김기현 의원을 지지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은 25.3%의 지지를 얻었다. 

나 전 의원 측은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 이후 출마 선언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설 연휴가 시작되면 출마 선언 효과도 줄기 때문에 되도록 설 전에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전날 오전 서울 용산구 자택을 나서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할 말이 없다"며 대통령실 입장문에 대한 생각이나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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