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장 당시 2015·2016년 연이어 2조원대 순익 창출
수익성 중심 선별 수주전략 바탕, 회사 경쟁력 강화에 집중
올해 경기침체 대응책 일환, 글로벌 시장 확장 본격화할 듯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일렉트릭 제공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일렉트릭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이 두 번째 임기 첫해를 맞았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 출신인 조 사장은 HD현대그룹 외부 영입 인사로서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에 발탁된 인물이다. 그는 전력기기를 생산하던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주도해왔다.

2019년 부임한 그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전략을 앞세워 3년 만에 누적된 적자를 극복하는 역량을 발휘했다. 조 사장은 현장과 소통을 중요시한다는 평가로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육성을 본격화하는 등 미래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한수원 사장 시절 강한 리더십 바탕, 원전산업 ‘방패막이’

앞서 조 사장은 행정고시 합격자 출신으로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주요 부처를 거쳐 2013년 한수원 사장 자리에 올랐다. 한수원 사장 시절에는 ‘3대 경영혁신계획’을 내놓고 조직과 인사, 문화 혁신에 힘썼다. 

신고리 3호기와 4호기 등 신규 원자력발전 가동 등의 가시적 성과를 내는 등 탈원전 정책으에 따른 관련 산업 생태계 전반의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했다. 그의 노력으로 2013년 75.5%까지 떨어졌던 원전 이용률은 2015년 85.3%까지 뛰었다. 

또 실적 면에서 한수원은 2015년과 2016년 잇달아 순이익 2조4571억원, 2조4721억원을 기록했다. 조 사장은 이와 관련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회장에 추대됐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6년 한수원 사장 퇴임 이후엔 여러 기업의 러브콜을 받았고, 경희대 초빙교수를 맡으며 산업과 학계 전반을 넘나들며 영향력을 미쳤다. 롯데케미칼에서는 조 사장이 가진 경험을 높이 평가해 2018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포스코그룹도 권오준 회장의 후임으로 그를 염두에 둘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조 사장도 포스코 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막판에 좌절되기는 했으나, 사업적 경험과 관료 출신의 전문경영인으로서 자질을 탐낸 기업들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HD현대도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통해 공기업 사장직을 무사히 마친 조 사장을 지속 눈여겨본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한수원 사장 시절 보였던 리더십이나 조직 운영 등에서 이뤄낸 성과 등을 높이 평가해 그를 2019년 12월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에 발탁했다.

외부영입 인사가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이사에 오른 순혈주의를 깬 사례로 주목받았고, 그만큼 조 사장에 거는 기대치가 상당했다. 다만 조 사장은 현대일렉트릭 부임 때 녹록지 않은 상황과 마주했다. 

처음 회사가 설립된 2017년 부채비율은 101.4%에서 이듬해인 2018년 말 173.2%까지 뛰었다. 이에 그는 실적 호조에도 과도한 부채비율 등 불안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특명을 받았다. 

2019년 1분기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부채비율은 200%를 넘어섰다. 큰 폭의 수익 확대가 절실했으며, 조 사장은 부임 직후부터 최대 과제인 현대일렉트릭의 흑자기조 달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첫 외부인사 출신 대표이사로 취임한 조 사장(왼쪽부터 네번째)은 현장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는 강한 리더십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회사 실적을 정상화시켰고,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등의 가시적 성과를 냈다. 사진=현대일렉트릭 제공 
첫 외부인사 출신 대표이사로 취임한 조 사장(왼쪽부터 네번째)은 현장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는 강한 리더십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회사 실적을 정상화시켰고,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등의 가시적 성과를 냈다. 사진=현대일렉트릭 제공 

◆실적 조기 정상화 성공, 구원투수서 HD현대 버팀목 우뚝

사실상 구원투수로 투입된 그는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 전략을 통해 HD현대를 지탱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추앙받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트렌드가 급부상하면서 전력기기 등 인프라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의 수주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분야별 수주에서도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성적을 냈고, 중동 시장과 해외법인도 성장세다. 조선업 호황에 따른 수혜도 꾸준히 이어진 모습으로 수주잔고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25억1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익성 개선은 조 사장의 사업 체질 개선 시도 등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시장에도 공들이고 있으며, 탄소중립 기조 속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기록을 썼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기업 중 한 곳인 GE리뉴어블에너지와 해상풍력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실적 정상화와 역대 최대 실적이란 성적표를 받아든 그는 올해 대외변수 극복이란 또 다른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경기침체에 대응한 전략 마련도 그의 몫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일렉트릭의 적자 해소와 재무 개선의 힘써온 조 사장이 올해의 경우 새롭게 떠오른 중동 시장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조 사장은 현대중공업에서 인적 분할된 회사를 이끌며, 외형 성장보단 내실 강화에 공을 들이는 등 흑자기조를 앞당기는 공로를 세웠다”며 “선별 수주로 수익성을 대폭 키우는 등 고속성장 체계 구축에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글로벌 주요국의 친환경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두 번 째 임기를 시작하는 조 사장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는 중동법인 설립·현지화 등으로 수익성 확대를 계획 중으로 조 사장은 이에 맞춰 외형 성장을 목표로 한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회사의 기초 체력을 든든히 다진 조 사장은 중동과 미국을 비롯한 유럽 전체로 사업 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모습으로 “친환경과 고효율 전력기기 등 제품 라인업 확대로 신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은?
▲1957년생 ▲전주고·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학위·경희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 합격 ▲2011년 지식경제부 제2차관 ▲2013년 한수원 사장 ▲2015~2017년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회장 ▲2018년 롯데케미칼 사외이사 ▲2019년~현재 현대일렉트릭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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