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지표 SFCI 올해 1월 최고점 찍어
경기침체 속 물동량 감소, 7월부터 하락세
"소비 위축으로 운임 반등 가능성 미지수"

글로벌 해상운임이 경기침체와 맞물진 물동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HMM 제공  
글로벌 해상운임이 경기침체와 맞물진 물동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HMM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고공 행진하던 해상운임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추락을 거듭 중이다.

국내 해운업계는 올해 상반기(1∼6월)까지 고운임 기조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운임 하락으로 하반기는 '고난'이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를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9월 초 기준 2562.12를 기록했다. SCFI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린 소비수요가 폭발해 해상 물동량이 증가하면서다. 

실제 올 1월 역대 최고치(5109.60)로 정점을 찍었다. 해상운임은 이후 1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뒤 올 5~6월 잠시 회복하는 듯 했지만, 7월부터 다시 급락한 상황이다. 성수기로 꼽히는 9월에도 비슷한 양상이다. 

해상운임은 이달 9일 기준 지난달 대비 31.5% 내려갔다. 올 1월 정점과 비교하면 49.9% 하락한 수치다. 운임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의 잦은 봉쇄 조치 때문이다. 

업계는 경기침체 우려가 운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전 세계 항만 적체 현상 완화도 해상운임을 끌어내리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경기침체 분위기 속 해상 물동량이 늘지 않는 것도 문제다. 

하반기엔 11월 블랙 프라이데이와 12월 성탄절이 있어 해상운임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올 하반기는 각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시장이 위축돼 운임 상승 요인이 다소 줄었다.

국내외 가전과 유통업체에는 재고가 잔뜩 쌓였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나 기타 제조업체들은 지난해와 같은 공급망 혼란에 대비해 제품 수입을 앞당겨 이미 충분한 재고를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해운 성수기 수요가 예년보다 줄었다. 미국행 컨테이너 운임도 올해 들어 60% 떨어졌다.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의 경우 지난달 31일 965까지 밀렸지만, 최근 반등에 성공해 1256.00까지 회복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상 운송량은 전체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물동량은 이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컨테이너 운임은 하반기 유통 성수기를 앞두고 잠시 반등할 수 있지만, 수요 부진 속 연말을 거쳐 내년까지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