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기점, 하락세 지속돼
경기침체 우려 등 물동량 감소
쇼핑 대목… 운임 회복에 '촉각'

국내 해운기업 HMM 선박에 컨테이너가 실려 출항 대기 중인 모습. 사진=HMM 제공
국내 해운기업 HMM 선박에 컨테이너가 실려 출항 대기 중인 모습. 사진=HMM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글로벌 해상운임이 18주 연속 하락했다. 올해 최저치를 한주 만에 재차 경신하는 등 미주와 유럽 노선은 가장 낮은 운임을 기록했다.

성수기 시즌에 돌입할 경우 해상운임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이 변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해상운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뒤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실제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주 대비 35.31포인트 하락한 1778.69를 기록했다. SCFI는 올해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으나 올해 들어 최저치를 불과 한 달 만에 재차 넘어서는 등 하락세가 이어졌다.

특히 미주와 유럽 노선의 하락 폭이 컸다. 미주 동안노선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5639달러로 전주 대비 177달러 떨어졌다. 

유럽 노선은 1TEU(길이 6m 컨테이너)당 202달러 떨어진 2379달러, 지중해 노선은 179달러 내린 2568달러로 집계됐다. 중동을 제외한 전 노선 운임이 하락했다. 해상운임은 올 6월 중순부터 장기간 내림세다.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원인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내년 글로벌 교역량을 이전 전망치 대비 2.4%포인트 낮은 1.0%로 내렸다. 경기 하방 압력이 지속됨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 미국을 잇는 해상 물동량이 급격히 줄었다.

선적량이 급감하면서 컨테이너 운임도 비슷한 흐름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1만달러를 돌파했던 컨테이너 운임 지수는 3689달러(약 530만원)로 내려앉았다. 성수기를 앞두고 해운업계 업황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수출 여건 점검·경상수지 평가 보고서를 내고 “일상 회복 과정에서 재화 소비가 서비스로 전환됐다”며 “글로벌 IT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했고, 글로벌 물동량 둔화로 해상운임 흑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공급 감축과 중국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 연휴 등으로 일부 항로에서 소폭 반등이 있었으나 전반적인 하락세는 여전하다”며 “내년 설 연휴쯤에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도 연말까지 해상운임 하락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당장 11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절 등에 맞춰 해상운임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쇼핑 대목에 맞춰 물동량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유통업계가 주문량을 줄이고 기존 재고 떨이에 집중하면서 해상 물동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현재로선 블랙프라이데이 시즌과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물동량 회복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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