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겠다는 의지 강화… 9월 FOMC 주목
"3분기 프리어닝 시즌 후 하방 압력 확대돼"
"연말~내년 초 2050선까지 떨어질 수 있어"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 이후 국내증시는 관망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한 긴축 의지 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11일 증권가 전문가들은 연휴 이후 다가올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고 있어 이전 FOMC에 이어 큰 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경의 변화가 크지 않은 만큼 정책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주식시장은 현재 수준에 정체되며 새로운 성장요인을 찾기 전까지 업종 간 차별화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경기둔화 징후도 동시에 확인돼 타이트한 정책 기조의 완화 기대감은 커질 수 있어 상반기와 같은 극심한 침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증시는 4분기를 기점으로 역성장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식시장의 정체보다 하락에 무게를 둔 의견도 있다. 연준이 경기침체를 감수하더라도 일단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에너지 위기로 인한 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확대, 달러 강세 압력 속에 예상보다 강한 미국 연준의 매파적인 기조로 글로벌 경제성장률(GDP) 하향조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글로벌 증시 방향성도 우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9월 FOMC를 앞두고 13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금리 인상 폭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7%,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1%로 전망된다”며 “기저효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낮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 FOMC 금리 인상 폭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현재 0.75%포인트 수준인데, 이번 물가 지표가 이를 완화해주는 수준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시점은 10월 데이터가 발표되는 1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중순 이후 3분기 프리어닝 시즌(실적을 발표하는 어닝시즌 직전의 기간)도 주목된다. 프리어닝 시즌을 변곡점으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이 팀장은 “CPI 상승률 둔화 폭이 제한되면서 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이 확대되고, 9월 FOMC로 미국 경기 판단과 통화정책 속도 사이에서 불안 심리가 커질 것”이라며 “경기와 수출둔화 속에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제시되고 이익전망도 낮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 코스피가 205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긴축 압력 확대로 인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조정에 이어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 이익이 하향하면서 코스피 하락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