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외교 중 불거진 ‘비속어 발언 논란’과 관련해 “제1당으로서 이번 외교 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실상 국회 ‘데뷔전’인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총성 없는 전쟁인 외교에 연습은 없다. 초보라는 말로 양해되지 않는 혹독한 실전”이라며 “대통령의 영미 순방은 이 정부의 외교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전기차 차별 시정을 위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논의와 한·미 통화스와프는 순방의 핵심 과제였음에도 꺼내지도 못한 의제가 됐다”며 “국익 우선, 실용 외교의 원칙 아래 경제 영토 확장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되, 국익과 국가 위상 훼손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이번 논란을 MBC의 ‘자막 조작 사건’으로 규정한 것을 두고는 “책임을 국민과 언론, 야당에 뒤집어씌우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개헌과 관련한 견해도 밝혔다. 이 대표는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정치를 가능하게 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며 개헌의 내용으로는 4년 중임제 외에도 결선투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감사원의 국회 이관, 생명권·환경권·정보기본권·동물권 도입, 직접 민주주의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임기 중반인 22대 총선이 적기이다. 올해 정기국회가 끝난 직후 국회 내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며 “2024년 총선과 함께 국민투표를 하면 비용을 최소화하며 ‘87년 체제’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수완박을 무력화한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시행령 통치를 바로잡고 국정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을 방어용이 아니라 선제공격용으로까지 활용하겠다는 것은 충격적이고 심각한 문제”라며 “현실적 대안으로 ‘조건부 제재 완화(스냅백)와 단계적 동시 행동’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만을 위한 일방적 정책은 찬성하지 않는다. 북한의 그릇된 관행과 태도에는 단호하게 변화를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위기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 역할을 강화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부·여당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인세 인하와 3주택 이상 종합부동산세 누진제 폐지, 서민예산 삭감 등을 언급했고, 민생 위기를 해결할 경제적 비전으로는 ‘기본사회론’을 제시하며 ‘기본소득’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이 대표는 “이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삶이 아니라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사회로 대전환을 고민해야 한다”며 “산업화 30년, 민주화 30년을 넘어 기본사회 30년을 준비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 정강정책 제1조 1항에도 기본소득을 명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완의 약속,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의 기초연급을 지급하는 것, 그게 바로 노인 기본소득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원전 비중 확대를 비판하면서 국회 기후위기 탄소중립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또한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서는 5대 돌봄 국가책임제, 비정규직 공정수당제, 40만원 기초노령연금, 선택적 모병제, 정년연장 확대, 생활동반자제 도입과 ‘인구위기 초저출생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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