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PIR 10~12 수준으로 떨어져야… "지속 하락세 유지"
전국 집값 0.19% 하락, 10년4개월 만에 최저 내림폭 기록
원희룡 "시장 상황 예의주시 중… 인위적인 조정 없을 것"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과 관련해 집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과 관련해 집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집값이 지금보다 더 하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원 장관은 인터뷰에서 “현재 서울의 PIR(가구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은 18이다. 이게 10~12 수준으로 떨어져야 정상”이라고 말했다. PIR이 18이라는 것은 평균적으로 18년치 소득을 모아야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10~12로 유지하려면 집값은 지금보다 30~40% 더 내려가야 한다.

지난 27일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과 관련해 “가격 하락기 초반으로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국지적으로 가격 불안 요인도 상당히 남았다. 집값은 상당 기간 지속적인 하락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모든 지표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9% 하락했다. 전국 집값은 지난주(-0.16%)보다 낙폭이 커지면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10년4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서울(-0.17%)은 17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2012년 12월(-0.17%) 이후 9년9개월 만에 기록한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인천(-0.29%)와 경기(-0.25%)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세시장도 마찬가지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0.19%)은 지난주(-0.14%)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거래절벽 현상도 심화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올해 들어 월별 거래량이 역대 최저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 7월 624건에 그쳤던 매매 건수는 지난달 602건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월(4064건)의 15%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 기조와 집값 하락 우려 등으로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도 위축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0.2)보다 0.7포인트 낮은 79.5를 기록하며 20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 매매수급지수가 8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6월 넷째 주(78.7) 이후 3년3개월 만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로 거래 심리가 위축됐다”며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 거래가 시세로 인식되는 상황이 지속되며 관망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집값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지난 22일 세종시 국토부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정책적 보완점에 대한 고민도 많다”며 “인위적으로 거래를 일으키려고 대출 끌어들여 사게 한다거나 정책기조와 반대되는 정책을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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