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등기임원 비중, 자산총액 2조이상 기업 중심 급증
남녀 근속연수차 줄어...급여차이 줄었으나 격차 커
메리츠더우먼펀드 투자유니버스 354개 기업 분석

[서울와이어 서영백 기자]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이 늘고, 남녀 근로자간 근속연수와 급여 차이가 줄어드는 등 국내 기업의 성평등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여성 이사 선임을 의무화하는 등 성다양성을 포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기업내 ESG 인식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러나 자산총액 2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에서는 여성의 이사회 참여 비중, 근속년수, 급여차이에 큰 변화가 없어 인식 개선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여성의 경영참여비율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메리츠더우먼펀드'를 운용 중인 메리츠자산운용은 ESG 전문기업 서스틴베스트와 함께 펀드  투자 유니버스 국내 354개사(자산규모 2조원 이상 136개사, 2조원 이하 21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했다.

이에 따르면 경영참여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자산총액 2조 이상인 기업 중 여성 등기임원 수가 1명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2021년 결산기준 81%로 2019년의 30%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중 여성 등기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의 비중은 2021년 결산기준 19%로, 2019년의 70% 대비 대폭 감소했다. 이는 2020년 1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에 1인 이상의 여성이사 선임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2022년 6월까지 개정법을 준수하도록 함에 따라 2020년 이후 여성이사 선임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산총액 2조원 이하 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여성 등기임원이 1명 이상인 기업의 비중이 23%에서 28%로 5%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쳐 대기업 대비 여성의 경영참여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남녀 근로자간 근속연수의 차이는 업종별로 여전히 격차가 있으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소비재, 서비스 업종의 경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근속연수 차이가 2019년 1.50년에서 1.30년으로 줄었다. 산업 및 제조업의 경우도 2.46년에서 2.14년으로 감소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대부분의 섹터에서 남녀 급여 차이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소비재 서비스 업종의 경우 2019년 급여 차이가 1.46배에서 2021년 1.39배로 줄어들었고, 산업재 및 제조업종의 경우도 1.43배에서 1.35배로 낮아졌다. 

다만 2조원 미만 기업에서는 남녀 급여 차이의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중견기업의 인식개선 확산이 필요하다고 메리츠자산운용은 밝혔다.

김홍석 메리츠더우먼펀드 책임운용역은 “해외사례를 보면 여성의 경영 참여 비율이 높은 회사의 자기자본수익률(ROE)과 주가 수익률 측면에서 나은 성과를 보임을 알 수 있다”며 “한국도 우수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여성의 경영 참여 비중이 높아지는 회사를 선별해 투자한다면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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