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쿄 인근 요코하마항에 수출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AP=연합뉴스)
일본의  도쿄 인근 요코하마항에 수출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AP=연합뉴스)

[서울와이어=김종현 기자] 일본이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하면서 일본 자동차업계가 불확실성에서는 벗어났지만  진짜 위기인 중국 자동차의  공세에 직면했다고 CNBC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지난주 미국과 15% 관세에 합의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산업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 심화로 인해 그 안도감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석가들은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의 급부상을 일본 자동차 업계의 더 큰 과제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이 일본 브랜드의 중요한 성장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강력한 경쟁자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무디스의  일본 담당 애널리스트인 스테판 앵그릭은 "중국이 첨단 제조 기술로 무장하며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동시에 일본 내에서 자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약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일본 기업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씨카즈(iSeeCars)'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카를 브라우어는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자동차가 일본 자동차 산업과 경제 전망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특히 전기차(EV) 분야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자동차업체는 과거  일본차의 아성이었던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깊숙이 침투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내놓은 2025년 보고서에 의하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6(ASEAN6) 국가에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3년 68.2%에서 2024년엔 63.9%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무디스는 “중국산 자동차가 일본 기업들이 강력한 입지를 갖고 있던 동남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태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동남아시아 외에도, 일본 자동차 산업의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인 호주도 중국의 도전에 직면했다. 호주자동차딜러협회(AADA)는 향후 10년 내 중국이 호주에서 최대 차량 수입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향후 10년간 중국산  자동차의 수입비중은 17%에서 43%로 높아지는  반면, 일본산 자동차의 수입비중은 32%에서 22%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라이트스트림 리서치의 창립자인 가토 미오는 “도요타는 전 세계적인 규모와 다양한 생산 거점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상대적으로 더 잘 극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서  "하지만 스바루와 마쯔다 같은 중소 제조업체들은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닛산의  경우 어려움이 더 크다. 경영난이 누적되면서 닛산은 2027 회계연도까지 17개 공장 중 7개를 폐쇄하고, 글로벌 인력을 약 15% 감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