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불한당'과 '킹메이커' 대본 같이 받아
'불한당' 개봉 후 제작진의 후속작 자연스레 합류
실명 역할 이름 부담감 작용... 가명으로 바꿔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장르 불문하고 압도적 열연, 강렬한 존재감,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작품마다 대체 불가한 연기력을 선보여 왔던 배우 설경구가 영화 '킹메이커'로 돌아왔다. 영화 '킹메이커'는 수차례 낙선했음에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이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와 손을 잡고 선거판을 뒤흔들며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서는 여정을 그렸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제작진과 4년 만에 의기투합한 설경구는 '킹메이커'에서 곧은 신념과 뜨거운 열정을 지닌 채 선거에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을 연기했다.

영화 '킹메이커' 2차 메인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2차 메인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오는 26일 ‘킹메이커’의 개봉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를 통해 기자를 만난 설경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봉이 2년이나 늦어지면서 작년에 '기술 시사'라는 이름으로 제작진들과 1번, 올해 시사회 때 1번 관람을 했다. 나는 작품에서 나의 모습을 보는 게 편한 사람도 아니고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킹메이커'의 경우엔 감독님은 만족하는 것 같아 '그런 가보다'하고 있다'며 본인의 연기에 대해 겸손한 평을 내렸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 극중 '김운범' 역을 맡은 배우 설경구.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스틸. 극중 '김운범' 역을 맡은 배우 설경구.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킹메이커'는 '불한당'과 같이 받았던 대본이에요. 4년 전 '불한당'을 촬영할 때부터 변성현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뜨문뜨문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었어요. 당시엔 제가 딱히 (‘킹메이커’를)'하겠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불한당' 개봉 후 1년여가 지난 뒤 보니 당시 함께했던 조영래 촬영감독, 한아름 미술감독을 비롯해 저까지 자연스럽게 다음 작품에 합류하는 거로 되어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왕이면 '불한당' 제작진 모두가 함께 모여서 후속작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어요. '킹메이커'를 촬영하는 동안 '불한당원' 분들이 커피차, 바비큐 등 각종 선물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고 힘내어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 극중 '김운범' 역을 맡은 배우 설경구.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스틸. 극중 '김운범' 역을 맡은 배우 설경구.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영화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故 엄창록의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작품의 시나리오가 처음 나왔을 때 '김운범'이라는 캐릭터의 이름은 대통령 실명인 '김대중'이였다. 설경구는 실존 인물의 실명으로 연기한다는 것에 있어 부담을 많이 느꼈고 '이름을 바꾸자'고 의견을 냈다. 그의 의견을 따라 극중 이름은 가명으로 바뀌었지만 영화를 접하면 누군지 알게 되는 인물인 만큼 부담을 많이 느꼈고 심지어 '김운범' 역을 맡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주도적으로 무언가 끌고 가는 인물 같지만 영화상에서는 자리를 지키는 인물이어서 캐릭터 적으로 입체적으로 와닿지 않았고 크게 무언가 해야 할 부분이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선균 씨가 캐스팅되기 전에 '불한당'을 촬영하며 '서창대' 역을 내가 하면 안 되겠냐'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부담이 큰 상태에서 '킹메이커' 촬영을 시작했고 지금도 '관객분들이 작품을 어떻게 보실까'라는 걱정도 있고요. 지난 14일 메가토크 시사가 있었는데 김홍업 이사장님이 가족분들과 오셔서 관람하셨어요. 작품을 어떻게 보실지 이사장님과 눈을 못 마주치겠더라고요. 다행히 잘 보고 가셨다고 해서 안심했는데 그만큼 제겐 연기하기에 어려운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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