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서 사업가로, 국내 양극재생산 1위기업 달성
청주공장 화재, 내부자 거래 의혹 등 겹악재와 직면
경영진 조사 시작되면 글로벌생산기지 구축 어려워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양극재 공장 화재와 내부자 거래 의혹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에코프로 제공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양극재 공장 화재와 내부자 거래 의혹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에코프로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자수성가의 아이콘'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잇단 악재로 위기에 몰렸다. 최근 양극재 전문 자회사 에코프로비엠 청주 양극재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에 내부자 주식거래 의혹, 주가 폭락까지 겹치면서 그가 위기를 어떻게 헤쳐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회장이 처음부터 사업가는 아니었다. 그는 상고를 나와 야간대학을 졸업한 뚝심으로 회계사자격증을 따냈고, 1만명을 먹여살리는 기업을 만들겠다며 사업을 시작했다. 단칸방에서 에코프로 간판을 내건 이 회장은 양극재사업에 뛰어들었고, 전기차사업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그의 안목을 인정받았다.

양극재시장의 급성장으로 에코프로비엠은 상승세를 탔다. 이 회장은 2020년에는 SK이노베이션과 니켈코발트망간(NCM)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에코프로비엠을 국내 양극재 생산 1위 기업으로 키웠다. 하지만 이 회장에 대한 높은 평가와 에코프로비엠의 상승세는 지난 18일까지 유효했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선두로 올랐으나 3일 만에 셀트리온헬스케어에 1위를 내줬다. 이후 24일 4.7%포인트 하락해 2거래일간 시총 1조2200억원이 증발했다. 원인은 충북 오창 사업장 화재였다. CAM4, CAM4N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에 공급하기로 한 양극재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내부자 주식거래 의혹도 기업가치를 끌어내렸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양극재 공급계약 체결했을 당시 에코프로 임직원이 자사 주식을 매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 중이다. 화재 자체는 수습에 몇 주 정도 소요되겠으나 경영진이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 올해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일단 이 회장은 화재사고부터 수습하는 중이다. 에코프로비엠 포항의 CAM5 및 CAM6 생산량 확대, CAM5N 조기 가동으로 대책을 내놓았다. 여기에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까지 양방향으로 사태 수습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임직원의 내부 주식거래 정황은 아직 수사 중인 만큼 섣부른 행보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화재사고와 내부자 주식거래 의혹으로 위기에 처한 이 회장이 어떤 묘수를 꺼낼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임원이 송사에 엮이면 경영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과를 일궈낸 이 회장의 능력으로 미뤄 볼 때 사건 대응은 차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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