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다음 날도 늦다. 1시간 안에 배달하겠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배송 혁신’을 외친다.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기자는 지금도 충분히 만족한다. 스마트폰 클릭 몇 번이면 필요한 물건을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다. 다만 업계는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새벽배송에서 더 나아가 1~2시간 안에 배송하는 ‘퀵커머스’로 배송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했다.
새벽배송서비스는 혁신적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장점은 소비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2015년 마켓컬리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 쿠팡과 오아시스마켓, SSG닷컴 등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문제는 비효율적인 사업구조다. 새벽배송은 인건비가 주간보다 2배 정도 더 드는 데다 냉장·냉동 배송시스템, 물류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초기에 막대한 투자비용을 들여야 하는 만큼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다.
후발주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다. 마켓컬리와 쿠팡, SSG닷컴 3사 시장점유율만 해도 80%를 차지한다. 게다가 이들 모두 적자를 내고 있다. 롯데, BGF 같은 대기업도 새벽배송분야에선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포기를 선언했다. 대신 주문 이후 2시간 안에 배달하는 바로배송을 확대하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그럼에도 새벽배송서비스는 이용하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어 성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분류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12조원 규모로 급성장 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올 들어 G마켓·옥션과 인터파크가 새벽배송을 시작했고 티몬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출혈을 감수하고도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새벽배송은 재고관리부터 인건비까지 고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다. 대기업도 시장 포기를 선언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출하는 것에 의문이든다. 무턱대고 따라하기 보단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버티기만 하는게 정답일까. 새벽배송 효율성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