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를 확인한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사진 연합뉴스 제공)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를 확인한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사진 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성장률은 바닥인데 물가만 치솟는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현실화했다. 

국제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플레이션의 파괴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세계은행(WB)은 7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가 2.9%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4.1%)보다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며, 작년 세계 경제성장률(5.7%)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향후 2년간 경제성장률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묶일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과 2024년 전망치는 각각 3.0%였다.

세계은행이 이처럼 비관적 전망을 제시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와  곡물가격 폭등, 중국 경제의 하강, 글로벌  공급망 혼란  지속,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긴축 등 악재가 겹겹이 쌓였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과 고물가가 장기화하는 시기로 접어들 수 있다"면서 "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높인다"고  진단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총재는 "2021년부터 4년간지 세계경제의 성장 속도가 2.7%포인트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였던 1976년부터 1979년까지 나타났던 침체 속도의 2배를 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의  글로벌 경제 상황은 공급 사이드의 혼란,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장기화와  이의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긴축,  개발도상국 경제의 취약성  등은 오일쇼크를 겪었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하다.

 WB는 선진국의 성장률이 작년 5.1%에서 올해 2.1%로 급격하게 가라앉고,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은 작년 6.6%에서 올해 3.4%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1~2019년의 연평균 성장률 4.8%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경제의 침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미국의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금융컨퍼런스에서 불과 1주전 "경제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면서 "경제 허리케인이 곧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그는 7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현재 거시경제적 도전에 직면했다. 인플레이션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토로하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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