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왕실 슬림화 차원에서 손자·손녀 4명으로부터 왕자·왕녀 칭호를 박탈했다.
29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28일(현지시간) 차남인 요아킴(53)의 4자녀로부터 왕자·왕녀 칭호를 박탈했다. 요아킴 왕자는 왕위계승서열 6위에 올라 있다.
이에따라 요아킴 왕자의 자녀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왕자와 왕녀 칭호대신 '몽페자 백작' 또는 '몽페자 백작부인'이라는 호칭만 쓸수 있다.
왕실 측은 "이번 결정으로 여왕의 4명 손자·손녀가 왕실에 공식적으로 소속되지 않고, 특별한 배려나 의무에 얽매임 없이 스스로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왕실의 유지에 대해 국민여론이 갈수록 악화하자 구조조정 차원에서 왕실을 슬림화하기 위한 조치다.
요아킴 왕자는 첫 부인인 알렉산드라 백작부인과의 사이에 아들 2명, 현재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 1명, 딸 1명을 두고 있다.
알렉산드라 백작부인은 왕실의 이번 결정에 대해 "쇼크를 받았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면서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왜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박탈당해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여왕의 장남인 프레데릭(54) 황태자 역시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이들은 왕자와 왕녀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성년이 되어 영지를 소유할 수 있는 이는 큰 아들인 크리스티얀 왕자 뿐이다.
82세인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후 유럽의 최장수 군주가 됐다. 1972년 1월 왕위에 올라 올해로 즉위 50주년을 맞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