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박성필 기자] 핼러윈데이를 이틀을 앞둔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의 무책임한 사전대응이 초래한 결과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라고 주장한다.
정상만 한국재난안전기술원장은 39일 ‘KBS 뉴스특보’에 출연해 “15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규모 사고는 선진국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고”라며 “한국의 재난관리 투자가 미비해 일어난 사고”라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재난관리 대응은 ‘예방-대비(이상 사전대책)-대응-복구(이상 사후대책)’ 4단계로 나뉘는데 선진국일수록 사전대책인 예방과 대응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은 선진국과 반대로 투자가 이뤄진다는 지적이다. 정 원장은 “일본은 재난관리 예산의 70%가량을 사전대책에 투자하고, 30% 정도만 사후대책에 투자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예방대비에 예산의 30%만 투자하고, 70%를 사후수습에 투자한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이태원이 핼러윈 때마다 사람이 밀집해 위험하다는 우려는 이미 젊은이들 사이에서 잘 알려졌다. 모든 사고에는 전조증상이 있기 마련”이라며 “한국의 예방대책은 주로 고령자 위주로 마련되다 보니 젊은 층 문화에 대한 예방대책에 인색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숨진 사람은 현재 151명, 부상자는 82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은 19명이라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30분쯤부터 해밀톤호텔 주변 좁은 내리막길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밀리기 시작했고, 앞쪽부터 차례로 사람이 넘어지면서 대형 압사 참사가 벌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