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의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주된 원인으로 압박에 의한 질식이 지목된다.
31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참사의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 비좁은 공간에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사람들이 서로 기대고 미는 힘이 커져 그 압력으로 질식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30일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한 방송에서 “그냥 인파를 보면 크게 피해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 사람이 50㎏이라고 가정했을 때 100명이 있으면 5000㎏”이라며 “100명이 밀 경우 5톤이 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 사람이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계속 무너지는데 이때 관성이 붙어 많은 사람이 연속적으로 받치지 않는 한 사고가 난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에는 체중 65㎏의 성인 100명이 한꺼번에 밀 때 가해지는 힘이 18t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대규모 압사가 발생하면 깔린 사람은 사실상 빠져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망자 가운데 복강 내 혈액이 고이는 ‘혈복강’으로 사망한 사례가 상당수인 것도 이 때문이다. 복부 압박이 심해져 내부 장기가 파열되고 이로 인한 과다 출혈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번 이태원 참사는 좁고 경사진 골목에서 발생해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장소는 약 4m 폭에 길이 50여m의 경사진 좁은 골목길로 지나치게 많은 인파가 서로 밀고 밀리던 중 일부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대규모 참사로 이어졌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 압사 사고는 발생 전에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1㎡(약 0.3평)에 5명이 들어갈 정도가 되면 사람은 몸에 압박을 느끼기 시작한다. 몸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휩쓸리듯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람이 더 늘어 1㎡ 당 10명에 이르면 몸에 가해지는 압박이 비명을 지를 정도가 된다. 나아가 12명 수준까지 늘어나면 실신하는 사람이 발생한다. 박 교수는 “몸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휩쓸리듯 이동하기 시작한다면 당장 인파 속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장에서 특정 지역에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유도하는 등 경찰과 행정당국의 안전관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근은 핼러윈을 전후로 인파가 몰리는 대표 지역인데 올해는 3년 만에 거리두기 없이 열리면서 더욱 큰 규모로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핼러윈 축제 기간 이 지역에 1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현장에 투입된 경찰은 13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입된 대부분 사복 경찰로 정복을 입은 경찰관은 58명뿐이었다.
이에 대해 이상민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된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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