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권도전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2024년 대권도전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76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한국시간) 플로리다에 있는 자택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가족과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4년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한 싸움의 시작"이라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2년전인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패해 백악관에서 퇴장한지 20개월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권 경쟁에 올라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년전  자신에게 수모를 안긴 바이든 대통령에게  포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 우리는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국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쇠퇴하고 실패한  국가"라면서 "미국인들에게  바이든  집권이후 2년간은 고통과 고난, 절망의 시기였다"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은 좌파 실패와 워싱턴 부패의  상징"이라면서 "나는 바이든의 4년 추가 집권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트롱맨이 통치하며 글로벌 질서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을 언급하면서 "그들은 미국을 존경하고, 솔직히  나를 존경했다"고 자신의 외교 치적을 추켜세웠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회고하면서 자신과 정상회담을  한 후 북한은 단 한발의 장거리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친구들'이 많아 안보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다시 대권을 품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과거 대통령에 당선됐을때에 비해 팬덤이 약해지면서 공화당 경선을  뚫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넘어야 한다. 특히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강력한 복병이다. 

최근 야후뉴스 등의 공화당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디센티스는 42%를 얻어 35%에 머문 트럼프를 앞섰다.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주 유권자 조사에서도 트럼프는 지지율이  32%였지만 디센티스 주지사는 43%였다. 이는  자칫 트럼프가 망신만 당하다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 출마는 갈등만 부추길  것이라며 결국 패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도 트럼프의  출마를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국제통상, 우크라이나 전쟁, 대 중국·러시아 관계, 한반도 안보  등 국제질서에 엄청난 변화가 몰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집권 시절 극도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외교안보·통상 정책은 서방 국가들과 곳곳에서 파열음을 빚으면서 국제질서와 서방의 결속에 균열을  일으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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