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맞춰 '친환경' 관련 신사업 확대 가속화
현대제철 "제도약 원년, 모든 역량 집중하겠다"
포스코, 7대 핵심분야 중심 포트폴리오 재정비
동국제강, 지주사 체제 속 미래 사업 발굴 박차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며, 신사업 경쟁력 키우기에 주력하는 등 기존 이미지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현대제철이 친환경 철강사 도약을 목표로 전기로 생산체제 구축과 찬환경차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현대제철이 친환경 철강사 도약을 목표로 전기로 생산체제 구축과 찬환경차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창립 '70주년' 현대제철 "친환경 철강사로 도약한다" 

최근 철강사들은 탄소중립 목표 기여를 위해 친환경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관련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ESG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중후장대 산업도 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굴뚝 산업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철강사 입장에선 친환경 전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포스코를 비롯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기업에선 구체적인 비전을 내세워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로 70주년을 맞는 현대제철의 경우 미래 청사진을 내놓고 내부적으로는 전기로 생산체제 구축, 외부로는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그는 취임 초부터 줄곧 친환경 성장기반 구축을 강조해왔으며, 회사는 이에 맞춰 전기로 생산방식 전환을 통해 탄소배출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 과정에 현대제철이 독자개발한 ‘하이큐브’(Hy-Cube) 기술이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기술은 탄소배출 최소화와 최고급 판재 생산에 최적화됐다. 이뿐 아니라 연구개발(R&D) 비용을 꾸준히 늘리며, 생산력과 품질기술 등을 높였다. 여기에 고성장세를 보이는 친환경차시장도 선점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 완성차 9개사를 대상으로 핫스탬핑재 소재 인증을 완료했다. 이후에도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 확대에 힘을 쏟고 있으며, 그 결과 1.0기가파스칼(GPa)급 이상의 고강도 제품의 생산 및 부품 제작도 성공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이 업체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안동일 사장은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나아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철강제품 수요 회복이 더디고 대내외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각사가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불황기 때 선제적 투자 등으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지주사 체제 속 포스코그룹과 동국제강그룹이 신사업 육성을 강화하고, 탄소중립 달성 비전을 내세우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지주사 체제 속 포스코그룹과 동국제강그룹이 신사업 육성을 강화하고, 탄소중립 달성 비전을 내세우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포스코·동국제강, 지주사 체제서 신사업 육성 드라이브

국내 철강업계 1위 기업인 포스코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저탄소 전환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으며, 현재는 미래 신사업 발굴과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전략이 그룹의 균형 있는 성장체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신사업분야 대규모 투자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기회를 모색하는 등 기업가치 증대를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초대형 태풍 등의 악재로 고전하긴 했으나 다시 7대 사업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 중이다. 

이 가운데 특히 주력하는 부분은 ‘수소 환원 제철’이다. 포스코는 회사의 고유 수소 환원 제철 모델인 ‘하이렉스’(HyREX) 데모 플랜트를 구축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을 낙점한 뒤 육성에 박차를 가했다. 이차전지 분야에선 점차 두각을 나타냈고, 생산력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균형 있는 성장 체제를 확립해 2030년 기업가치를 현재 대비 3배 이상 증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오를 경우 기업가치도 대폭 상승할 것이란 기대도 높다. 

동국제강그룹 역시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통해 소재와 부품, 장비 등 미래사업 육성에 나설 채비를 완료했다. 지주사가 신사업 전략을 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하거나 인수 등에 나설 계획이다. 

CVC를 통해 환경, 바이오 등 유망 분야 진출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주력인 철강분야에서도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친환경 전기로 고도화에 힘쓸 예정이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철강사업과 연관된 소재, 부품, 장비 등 분야를 최우선 검토하겠다”며 “지주사 전환 후 CVC를 설립 혹은 인수해 신수종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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