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화두 '탄소중립', 브랜드·제품 론칭 잇따라
철강업계, "국내 저탄소 산업 생태계 구축에 앞장"
경기침체 속 신사업 비중 높여 '부진 탈출' 안간힘

지난해 하반기 태풍, 파업 등 잇따른 악재로 실적 부진 등 침체를 겪었던 철강업계가 올해 반등을 다짐한 모습이다. 주요 철강사들이 공개한 올해 1분기 실적이 직전분기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사들은 이에 힘임업 신사업 추진에 나서며, 내실을 강화하는 동시에 탄소중립을 목표로 구체적인 플랜을 발표했다. 업황도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철강업계가 그간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철강사들이 구체적인 탄소중립 달성 로드맵을 내놓는 등 미래 비전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각 기업은 친환경을 중심에 두고 새로운 사업 모델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대제철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생산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모습.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생산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모습. 사진=현대제철 제공 

◆포스코·현대제철, 국내 저탄소산업 생태계 구축 가속

당장 이달 10일 창립 70주년을 맞은 현대제철은 탄소중립을 화두로 제시했다. 안동일 현대제철은 기념사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업체는 고유 브랜드인 ‘하이에코스틸’(HyECOsteel)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으로 국내 저탄소화에 앞장선다는 각오다. 탄소중립 달성 목표는 2050년으로 정했고, 이를 위해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환경규제 속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포스코도 탄소감축량 배분형(Mass Balance) 제품을 출시했다. 이미 유럽·일본 등 글로벌 철강사들은 탄소배출량 감축 실적을 특정 강재에 배분하는 Mass Balance 방식을 2021년부터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처음으로 해당 방식을 적용했으며, 탄소 배출량 및 감축량 산정은 온실가스 배출 관련 공시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준인 GHG Protocol이 기반이 됐다. 

실제 제품 출시에 앞서 인증받은 탄소 감축량은 총 59만톤이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고로와 전로에서 각각 펠렛(철광석을 파쇄·선별한 후 일정한 크기의 구형으로 가공한 원료)과 스크랩 사용 비율을 높여 전년 동기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지난 1일 제품 출시 설명회에서 “철강업계에서 탄소저감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회사는 다양한 제품군 출시를 통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제품 론칭으로 철강시장에서 탄소중립이라는 먼 여정을 항한 발걸음을 내디려 한다”고 설명했다. 

두 기업 모두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체계화된 로드맵을 수립해 탄소저감 제품 개발과 브랜드 론칭으로 저탄소 산업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미래사업에 공들이는 철강사들이 올해 사업 확장을 더욱 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이 지난 1일 포스코센터에서 고객사를 초청해 포스코의 탄소저감 제품 출시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이 지난 1일 포스코센터에서 고객사를 초청해 포스코의 탄소저감 제품 출시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친환경기업 이미지 굳힌다"… 성장전략 탄력 기대↑

철강업계가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친환경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원 발굴에 주력하는 가운데 시황은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재 수요 부진이 올해 하반기 기점으로 살아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 경기 지표가 바탕이 된 것으로 현지 철강 수요가 회복세를 탈 것이란 기대가 높다. 전방산업 중 부진했던 건설산업 회복 등은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올 1분기도 철강사들의 실적은 부진했으나, 중국 정부가 올 4월 경기 부양을 위해 1조8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현지 수요가 차츰 증가하는 등 기업들의 실적도 반등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파업과 태풍 피해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올 1분기 개선된 모습을 보였고 대형 건설사들 중심의 프로젝트들이 지속되면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수익성이 방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글로벌 철강 시황이 완만하지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을 포함한 주요 지역 철강 가격은 2분기 들어 조정을 시현하고 있지만, 중국 열연 가격은 저점에 근접하고 있다. 리오프닝 기대는 낮아졌으나 감산 효과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대했던 리오프닝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신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등 버티기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체질 개선을 통해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각국의 산업정책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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