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2.8% 줄고 먹거리 7% 올라
정부, 식품업계에 인상 자제 당부

서울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소득은 줄었는데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중동 리스크에 이어 럼피스킨병 확산까지 겹쳐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적인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외식의 2분기 물가 상승률은 각각 7.6%, 7.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3.2%)의 두배를 넘었다. 이는 먹거리 물가가 다른 품목에 비해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70개의 물가상승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는데 이 중 잼이 33.7%로 가장 높다. 이어 드레싱(32.3%), 치즈(23.0%), 맛살(22.3%), 물엿(20.8%), 어묵(20.6%) 등 순이었다. 라면(12.9%), 발효유(12.6%), 두유(11.6%), 커피(11.5%), 빵(11.4%), 스낵 과자(10.7%), 생수(10.1%) 등은 10% 선을 웃돌았다.

외식 부담은 더욱 심각하다. 외식의 경우 세부 품목 39개 모두 물가가 올랐다. 햄버거는 12.3% 올랐고 피자도 11.9% 상승했다. 김밥(9.6%), 삼계탕(9.3%), 라면(외식·9.2%), 돈가스(9.0%), 떡볶이(8.7%), 소주(외식·8.3%), 구내식당 식사비(8.2%), 자장면(7.9%), 맥주(외식·7.6%), 칼국수(7.2%), 냉면(7.1%) 등도 높은 편이었다.

같은 기간 주머니 사정은 더욱 빠듯해졌다. 올 2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83만1000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8%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더 큰 문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먹거리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의심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지난 20일 국내에서 첫 발생 사례가 보고됐고 21일 3건, 22일 6건, 전날 7건이 각각 확인돼 확진 사례가 총 17건으로 늘었다. 살처분 대상은 모두 1075마리에 달한다. 이에 소비자들이 접하는 우유, 육류 가격의 상승도 우려된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20일 식품업계 대표 및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일부 원료 가격 상승에 편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물가 안정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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