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쏘렌토·그랜저·K8 판매량 내연기관 앞질러
전기차 전환 과도기… 하이브리드차가 틈새서 선전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지난해부터 전기차시장의 성장이 더뎌진 가운데 친환경차 수요가 하이브리드로 급선회 하고 있다. 국산·수입산 모델 가릴 것 없이 하이브리드의 판매량 약진이 두드러졌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차의 신차등록 대수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이브리드차는 30만9164대를 기록하며 전년도 판매량(21만1304대)보다 46.3% 늘었다.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된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경유차 판매량(30만8708)까지 뛰어넘으며 하이브리드차는 사실상 휘발유차 다음의 선택지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휘발유차를 위협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차량 중 하이브리드차는 점유율 33.8%(9만1680대 판매)로 휘발유차 점유율 44.1%(11만9632대)와 차이를 좁혔다. 12월 판매 점유율은 하이브리드차가 44.7%로 휘발유차(34.3%)를 앞섰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주요 차종 중 내연기관 모델보다 더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모델도 등장했다.
현대차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의 전체 판매량(5만1343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2만9854대로 58.2%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연기관 모델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 많이 팔린 것은 2021년 7월 싼타페 하이브리드 출시 후 처음이다.
기아의 쏘렌토도 전체 판매량(8만5811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5만7109대로 66.6%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선전에 힘입어 쏘렌토는 기아 차량 중 내수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국산 세단의 정석으로 통하는 그렌저도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처음으로 내연기관 판매량을 넘어섰다. 전체 내수 판매 대수 11만3062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6만1907대(54.8%)였다.
기아의 K8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 역시 내연기관 모델을 앞섰다. 지난해 K8 전체 판매량 4만437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62.3%(2만5211대)로 나타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충전인프라 부족과 충전시간 문제, 비싼 가격 등 전기차의 단점이 부각되면서 친환경차 수요가 하이브리드차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