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회의서 한국 지사 해산 결의⋯모든 활동 덴마크 본사 통합
2020년 상장 조건 투자금 513억원 유치⋯기술성평가 탈락 고배
파킨슨병 운동이상증 치료제 2상 실패⋯신약 개발·해외 상장 지속

사진=부광약품
사진=부광약품

[서울와이어 정윤식 기자] 국내 상장 시도를 이어오던 부광약품의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한국 지사 폐쇄를 결정했다. 이번 청산을 계기로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의 연구개발(R&D)과 현지 상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의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한국 지사 청산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향후 진행되는 모든 활동을 덴마크 본사로 통합할 예정이다.

지난 8월 콘테라파마는 이사회 회의를 통해 한국 지사 해산를 결의했다. 이후 8월과 9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해당 소식을 알렸다.

콘테라파마는 덴마크에 있는 부광약품의 R&D 자회사로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관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부광약품은 34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콘테라파마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2020년 한국 지사를 설립한 콘테라파마는 국내시장 상장을 조건으로 에이치델타사모펀드합자회사(구 메디치2020의1사모투자합자회사)로부터 총 513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2021년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하면서 상장에 실패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부광약품은 다시 콘테라파마의 상장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 초 에이치델타사모펀드합자회사로부터 콘테라파마 지분 24.42%(632억원) 규모를 인수하며 콘테라파마의 해외 상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콘테라파마의 파킨슨병 운동이상증 치료제 ‘JM-010’ 유럽 임상 2상(ASTORIA) 결과가 1차 평가변수 목표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결과에 따라 회사의 국내시장 진입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부광약품은 기업설명회를 통해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JM-010 임상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부광약품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아침무동증 치료제인 ‘CP-012’ 등의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콘테라파마에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여된 만큼, 해외 상장 시도를 계속할 방침이다.

회사는 22일 개최되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콘테라파마의 한국 지사 청산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콘테라파마의 상장에 걸림돌이 생긴 만큼 R&D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내린 판단으로 보인다”며 “모든 활동을 덴마크 본사로 통합함에 따라 차후 현지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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