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유럽 정치지형을 바꾸려는 노골적 행보를 보이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X 등을 통해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에서 극우 성향의 정당에 대한 지원 사격을 강화하고 있다.
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9일(현지시간) X를 통해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홍보하면서 이 정당이 지도자이자 차기 총리 후보인 알리스 바이델과 라이브 토론을 벌였다.
그는 바이델과의 대화에서 "사람들이 AfD에 투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면서 대놓고 지지를 촉구했다. 이 정당은 독일 정보기관이 '극단주의 조직으로 의심되는 단체'로 분류하고 있다. AfD는 불법체류자 대규모 추방, 사회복지 지원 삭감,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규제철폐 등을 내세우고 있다. 당수인 바이델은 친 트럼프 인사다.
독일 언론 여론조사에 의하면 AfD는 약 20%의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대부분의 정당이 협력을 거부하고 있어 연립정부의 일원이 될 가능성은 낮다.
머스크는 올라프 숄츠 총리와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그를 "무능한 멍청이이며 사퇴해야 한다"고 직격해 독일 정치권을 뒤흔들기도 했다.
머스크는 영국 정치에도 개입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영국의 다음 총선 이전에 현 총리인 키어 스타머를 교체하기 위해 우익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개혁당에 대한 지지세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해왔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X를 통해 스타머 총리와 노동당 정부를 맹렬하게 비판해왔다. 최근엔 영국에서 새로 총선이 치러져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머스크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유럽 정치에 본격적으로 개입하자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노르웨이, 영국 등의 정치지도자들은 자국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머스크는 X의 정치적 편향성에 비판적인 유럽의 좌파 또는 중도 성향의 지도자들에 대한 혐오를 숨기지 않고 있다.
머스크는 세계 최고 기업 경영자로서의 자신의 위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개인적 친분, '정부 효율부' 수장으로서의 지위 등을 활용해 자신의 취향이나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세계 각국 지도자 찍어내기 행보를 더욱 노골화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