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첫 국무회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이 자리를 채우면서 어색한 상태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지금까지 임명해 업무를 시작한 공직자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 강유정 대변인이 전부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국무위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직무를 시작하기까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과 일을 해야한다. 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 의결 등을 위한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서는 11명의 국무위원이 필요하다. 여러 국무위원들이 공석이 되면서 국무위원은 현재 14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들은 전날 일괄 사표를 냈으나 반려됐다.
이 대통령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이날 회의에서 윤 정부 각료들을 다독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우리는 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하는 대리인들이다. 여러분들이 매우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공직에 있는 기간만큼은 국민을 중심에 두고 각자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로서도 아직 체제 정비가 명확해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에도 우리 국민은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을 한다"면서 "저는 최대한 그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러분이 또 헌법기관으로서 법률에 의해 하실 일들이 또 있지 않겠느냐"면서 "여러분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업무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각 부처 단위로 현 상황을 가장 잘 아실 것이기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 제가 여러분의 의견도 듣고, 저도 드릴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장관들의 표정이 경직되자 "좀 어색하죠? 우리 좀 웃으면서 합시다"라고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려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별로 현안 위주의 간단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의가 길어지자 점심 '도시락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이주호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19개 부처 장차관들이 참석했으며, 그 외 오세훈 서울시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이완규 법제처장 등도 배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