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도 뚫은 실적 반등… 고마진 구조 재편 주효
변액보험·헬스케어 특약 성장… 보험업 새 모델 제시

보험산업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IFRS17 회계기준과 K-ICS 자본규제라는 이중 구조 개편은 생명보험사의 사업 방식과 수익구조를 근본부터 뒤흔들고 있다. 현재 보험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변수는 더이상 ‘판매량’이 아니라 ‘구조’와 ‘운용’이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은 자산운용 기반의 포트폴리오 전환, 제판분리 이후 GA 채널 혁신 등 구조개편으로 반등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실적 반등 배경과 지배구조, 글로벌 전략을 세 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미래에셋생명
사진=미래에셋생명

[서울와이어=박동인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새 회계제도(IFRS17) 회계기준 도입과 지급여력(킥스·K-ICS)비율 체계 전환에 따른 침체기에도 미래에셋생명은 견고한 실적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보장성·변액보험 투트랙 전략과 디지털 기반 판매채널 혁신이 성과를 내면서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 건전성 중심 포트폴리오로 IFRS17 충격 방어

미래에셋생명의 작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4.2% 증가했다. IFRS17 체계 도입으로 회계상 보험료 매출은 줄었지만, 고마진 상품 중심의 내실 경영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은 올해 1분기 기준 2조6267억원에 달하며 1년 전(2조154억원) 대비 약 30% 이상 증가했다

변액보험은 미래에셋생명의 성장 모멘텀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433억원으로, 전년 동기(1014억원) 대비 140% 급증하며 업계 1위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수입보험료 총액 5867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을 27.3%까지 확대했다 .

운용 성과 면에서도 독보적이다. 최근 5년간 변액보험 총자산 수익률은 42.6%로, 자산 30조 원 이상 대형 생보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작년 한 해만 보면 누적 수익률은 36.6%에 달하며, 주요 글로벌 MVP 펀드 중 ‘글로벌MVP주식형’은 작년 한 해 동안 45%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은 129.4%에 이른다.

미래에셋생명의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도 성과에 힘을 보탰다. 변액보험 자산 중 75.3%가 해외자산에 투자되며, 이는 업계 평균(16~19%)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대표 펀드인 ‘글로벌 MVP60’은 작년 기준 누적 수익률 70.2%, 연평균 6% 복리 수익률을 거둬 안정성과 수익 모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자료=미래에셋생명
자료=미래에셋생명

이 같은 호실적은 자산운용 중심 생보사라는 미래에셋생명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확정금리형 부채 비중이 낮고 변액보험 중심의 상품 구조가 시장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점이 IFRS17 체계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급여력비율도 올해 1분기 기준 182.9%를 기록하며 내부 목표치인 180~220%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영업 채널 전략 전략 역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2021년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해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를 업계 최초로 시행, GA 채널을 전체 신계약의 핵심 축으로 부상시켰다.

특히 GA 설계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 판매할 수 있는 환경에서 미래에셋생명은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 혁신에 집중해왔다. 건강보험 등 보장성 상품에 투자형 특약을 접목하고 헬스케어 서비스 연계 담보를 개발하는 등 상품 구성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장성 신계약 마진은 22배 이상으로 집계될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다.

◆ ‘자산운용+영업현장’ 김재식·황문규 투톱 체제 시너지

(왼쪽부터) 김재식 부회장, 황문규 상무. 사진=미래에셋생명
(왼쪽부터) 김재식·황문규 미래에셋생명 각자대표. 사진=미래에셋생명

작년부터 김재식 부회장과 황문규 전무가 각자대표로 나서며 전문성과 역할 분담이 더욱 뚜렷해졌다. 각자대표 체제 이후 미래에셋생명의 올해 1분기 기준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대비 29.7% 증가했고, 보장성 APE는 12%, 변액투자형 APE는 48.5% 늘었다. 같은 기간 보험이익은 389억원으로 74% 증가했고, 신계약 CSM 발생액은 1410억원에 달해 회계 지표도 함께 개선됐다.

자산운용 전문가인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리스크총괄책임자(CRO)와 자산운용본부장을 거쳐 2012년부터 미래에셋생명에 합류한 자산운용 전략 전문가다. 시장 변동성에 강한 내실형 포트폴리오 설계로 회계제도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손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IFRS17 회계제도와 K-ICS 자본규제 체계 전환이라는 구조변화 속에서도 자산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이익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안정적 수익 구조를 설계해왔다. 변액보험 중심의 상품 구조, 저해지환급형 고마진 상품 확대, 장기채 중심의 투자 전략 등으로 보험영업과 자산운용의 시너지를 끌어올렸다. 특히 CSM 누적 잔액 2조원 돌파 등 회계상 이익 여력을 꾸준히 키워온 점은 김 부회장의 ‘위기 대응형 경영’ 능력을 상징한다.

김 대표는 “거센 파도가 유능한 뱃사공을 만든다”며 “어떤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실 중심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황 대표는 현장을 잘 아는 ‘GA 전문가’다. PCA생명 시절부터 GA 채널 영업조직을 총괄하며 설계사 기반 영업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어온 인물로, 2018년 미래에셋생명과의 합병 이후에는 GA사업부문 대표를 맡아 제판분리 모델의 안착과 채널 경쟁력 강화에 핵심 역할을 해왔다. 

각자대표로 선임된 이후에는 상품 구조 개선, 디지털 영업 플랫폼 고도화, 조직 재정비 등 실무 전반에 깊이 관여하며 실질적인 실적 반등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신계약 확대는 물론 현장 기반 리더십으로 보험설계사 중심의 역량 강화에 힘을 실으며 경영 존재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변액보험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신계약 CSM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 관련 상품군을 확대해 판매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겠다”며 “변액보험을 업그레이드해 균형 있는 판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변액 기능을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으로 확대 적용해 변액 자산운용액(AUM)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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