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7대국 집중 공략… 수출기업으로 탈바꿈
영업이익률 회복 관건, 스낵·신사업 투트랙 전략

창립 60주년을 맞은 농심이 본격적인 체질 개선과 글로벌 도약에 나섰다. 국내 라면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농심은 이제 해외시장 확대, 수익성 회복,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중장기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올해 농심의 밸류업 전략과 실행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농심 본사 전경. 사진= 농심
농심 본사 전경. 사진= 농심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농심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로드맵 ‘비전 2030’을 내놨다. 해외시장 공략과 스낵 등 신사업 확대, 생산시설 투자, 지배구조 개선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전략이다.

경쟁사인 삼양식품의 약진에 직면한 농심이 내수 정체 국면을 넘어 다시 ‘라면왕국’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창립 60주년' K푸드 대표주자 농심, 글로벌 시장에 ‘승부수’

창립 60주년을 맞은 농심이 ‘비전 2030’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3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4.7% 대비 두 배 가까운 성장 목표다.

이런 성장 전략의 핵심에는 해외시장 공략이 있다. 농심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을 현재 37%에서 2030년 61%까지 확대하고 수출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심은 ▲미국 ▲멕시코 ▲브라질 ▲인도 ▲영국 ▲일본 ▲중국 등 7개국을 글로벌 핵심 타깃 시장으로 설정하고 현지 맞춤형 전략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신라면·너구리·먹태깡 등 주력 제품의 입점 채널을 확대하고 유통 파트너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생산 인프라 투자도 가속화한다. 농심은 미국 제2공장 용기면 고속라인 증설을 포함해 오는 2029년까지 국내외 공장 및 물류 거점에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부산 녹산 신공장 외에도 유럽 및 아시아 수출 확대를 위한 전용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농심 기업가치제고 계획. 사진=농심
농심 기업가치제고 계획. 사진=농심

◆수익성 회복 ‘숙제’… 스낵·신사업 다각도로 승부

최근 농심은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실적 둔화에 직면해 있다. 농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6.3%에 그쳤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은 매출이 농심의 절반 수준임에도 영업이익은 2배에 달하는 1340억원, 영업이익률 25.3%를 기록하며 ‘이익 격차’를 벌렸다.

이에 농심은 라면에 이어 스낵을 ‘제2의 코어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먹태깡, 빵부장 시리즈 등 스낵 히트 상품을 중심으로 해외 거점을 구축하고 전략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스낵은 글로벌 가공식품 시장에서 가장 파이가 큰 분야로 확장성이 크다. 최근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한 미국 토크쇼에 출연해 가장 좋아하는 과자로 '바나나킥'과 '새우깡'을 언급해 주가가 상승하는 등 호재를 맞기도 했다.

음료 부문에서도 백산수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스마트팜·아시안 누들·파스타 등 신사업 분야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인수합병(M&A)를 통한 외형 확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농심은 주주 가치 제고도 함께 꾀하고 있다. 배당성향 25%, 최소 배당금 5000원 정책을 제시하며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203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부채비율은 30%대를 유지하며 재무 안정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며 “국내외를 하나의 시장으로 바라보며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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