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화평정영' 힘입어 매출 성장… 넥슨 '던파 모바일' 부진

사진=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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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서동민 기자] 중국 텐센트의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크래프톤과 넥슨의 희비가 엇갈렸다. 크래프톤은 중국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인 '화평정영'의 견조한 성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지난해까지 장수 흥행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에버그린 타이틀에서 제외되며 성장세가 꺾였다.

텐센트는 2분기 매출이 1845억위안(약 3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이다. 이 중 게임 부문 매출은 중국에서 404억위안으로 17%, 해외에서 188억위안으로 35% 늘었다. 특히 '화평정영'과 '왕자영요' 등 핵심 에버그린 타이틀이 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에버그린 타이틀은 출시 후 오랜 기간 안정적인 이용자와 매출을 유지하는 장수 흥행작을 뜻한다. 분기 실적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장기 성장을 뒷받침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텐센트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화평정영과 왕자영요가 안정적인 이용자 기반과 매출을 유지하며 성장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의 경우 이러한 에버그린 전략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620억원, 영업이익은 246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25.9% 하락했지만 이는 전년도의 성과급 지급 시점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넥슨은 상황이 달라졌다. 불과 지난해까지 에버그린 리스트에 포함됐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이번 텐센트 실적 발표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텐센트는 2024년 2분기 실적 보도자료에서 '화평정영'과 함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에버그린 타이틀로 명시하며 차세대 장수 흥행작으로 기대를 표한 바 있다. 그러나 성과 부진으로 장기 흥행작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자 올해 2분기 발표에서는 제외했다.

넥슨의 2분기 매출은 약 1189억엔으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이 가운데 '던전앤파이터' 프랜차이즈 전체 매출은 40%나 줄었는데,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실적 기여가 전년 대비 둔화된 점이 프랜차이즈 전체 매출 하락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직후 폭발적인 인기로 약 25억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올해는 높은 비교 기준(고기저 효과) 탓에 매출이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여기에 1주년 전까지 대형 업데이트가 적어 이용자와 결제액이 출시 초반보다 안정된 수준으로 내려온 영향도 컸다. 반면 PC 버전 매출은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전체 감소분의 대부분이 모바일에서 발생했다.

넥슨은 텐센트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와 1주년 기념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하반기 이후 매출 회복 가능성은 남아 있어 초기 흥행 이후 장기 수익화 전략이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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