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상 매출액 상향 조정⋯실적 성장세
전년도 수주 금액 60% 돌파⋯'초격차' 생산능력 확보
포트폴리오·아시아 고객사 접점 확대⋯글로벌 톱40 공략

글로벌 톱티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등극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기존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이해상충을 해결하고, 사업별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복안이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향후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핵심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여기에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이 최초로 2조원을 돌파하며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본격 가동한 18만L 규모의 5공장과 제2바이오캠퍼스에 3개 공장 추가 증설 등을 통해 ‘초격차’ 생산능력 확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기존 미국·유럽에서 진행중인 파트너십에 더해, 일본 시장 진출을 시작하며 글로벌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
◆ 글로벌 고객사 신뢰로 매출 2조원 돌파⋯"창립 이래 최초"
지난 7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3.02%(4484억원) 증가한 2조28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46.73%(3065억원) 늘어난 9623억원을 달성했다. 이 기업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49%(1330억원) 증가한 1조2899억원, 영업이익은 9.45%(411억원) 늘어난 475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견조한 사업 기반과 글로벌 고객사들의 지속적 신뢰를 기반으로 창립 이래 최초로 별도기준 상반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2분기 1~3공장과 지난 2022년 부분 가동을 시작했던 4공장 6만L 규모 설비의 안정적 풀가동, 4공장 18만L 규모의 설비 조기 램프업(가동 확대)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6.09%(5341억원) 증가한 2조13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9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61.38%(3451억원) 늘어났다. 또한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18%(2040억원) 증가한 1조14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84%(1478억원) 늘어난 477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8016억원, 영업이익 2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줄었다. 2분기 실적도 매출 4010억원, 영업이익 89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89억원, 1673억원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앞선 실적은 지난해 반영된 2205억원의 마일스톤 수익 인식에 따른 영향이다. 이를 제외한 매출은 전년 동기 30% 증가하며 순수 제품 판매를 통한 실적은 성장세에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선 실적을 발표한 당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정정공시를 통해 올해 예상 매출액을 기존 20~25%(5조5705억원)에서 25~30%(5조7978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 전년도 수주금액 60% 돌파⋯글로벌 톱40위권 공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유럽소재 제약사와 2조원을 상회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이후 4월 미국소재 제약사와 7300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계약 등을 체결하며 전년도 연간 누적 수주 금액의 60%를 돌파했다. 창립 이래 누적 수주 총액은 187억 달러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이 기업은 올해 4월에는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운영 효율성과 품질 기준을 높인 18만L 규모의 5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이를 기반으로 78만4000L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에 3개 공장을 추가해 132만4000L 규모의 ‘초격차‘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 영역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초기부터 고객사와 협업하며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등으로 모달리티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존 미국 뉴저지와 보스턴에 이어, 올해 초 일본 도쿄에 영업 사무소를 추가 개소하며 아시아 지역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뛰어난 위탁개발생산(CDMO)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톱20 제약사에 머물러있던 고객사를 글로벌 톱40위권 제약사로 확대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주요 시장이었던 유럽에서 미국으로 확대해 실적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상반기 미국에서 글로벌 제약사인 산도즈, 테바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피즈치바(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 ‘에피스클리(성분명 에쿨리주맙)’을 출시했다.
이 기업은 지난 6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니프로(Nipro)‘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미국 안과질환 판매를 위한 ‘해로우(Harrow)‘와 파트너십 계약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골질환 치료제 ‘오보덴스(성분명 데노수맙)‘를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약 13% 인하한 약가로 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에 진행하는 인적 분할을 통해 순수 CDMO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객과의 신뢰 및 파트너십을 한층 더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CDMO와 바이오시밀러로 대표되는 다른 사업 성격을 가진 두 기업의 가치를 독립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