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인수 기업 50% CMO 계약⋯"빠른 수익·투자금 회수"
판매망 기반 의약품 생산 전주기 소화⋯"경쟁력 강화 예상"
완전고용승계로 전문인력 즉시 확보⋯'정상 영업조건' 복귀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출범과 함께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공략 중인 셀트리온도 관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일라이릴리의 현지 공장을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생산기지 현지화를 본격화했다. 이 같은 대응을 통해 미국 시장 내 입지와 경쟁력 강화에 나선 셀트리온의 행보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진=셀트리온 제공
사진=셀트리온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의 미국 뉴저지주(州) 공장을 인수하며, 현지 시장 내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이번 인수로 셀트리온은 관세 및 공급망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현지 생산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공장 가동 즉시 매출 발생이 가능해 조기 투자금 회수와 수익 창출 효과도 기대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를 통해 원료의약품(DS)부터 완제의약품(DP), 포장·물류까지 이어지는 미국 현지 생산 전주기를 완성할 계획이다. 더불어 관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안정적인 공급망과 글로벌 기술 협업 시너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서정진 회장도 “이제 셀트리온이 정상 영업조건으로 복귀했으며, 그동안 불투명해 보였던 가격과 관세, 합병의 이슈도 털게 됐다”고 평가했다.

◆ 송도 2공장 1.5배 생산능력 기대⋯시장 대응력↑

지난 7월 29일 셀트리온은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관련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공장은 미공개 글로벌 의약품 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원료의약품(DS) cGMP(최신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시설이며, 미국내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수년간 항암제-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의 주요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왔다는 설명이다.

이번 미국 공장 인수를 통해 셀트리온은 ▲관세 리스크 해소 ▲증설을 통한 캐파(생산능력) 확대 ▲인수 즉시 수익 창출 ▲원가 경쟁력 강화 ▲선진기술 도입 시너지 등을 기대했다. 관세리스크의 경우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의약품 리스크를 한번에 해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판매중인 주력 제품의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회피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 기업은 미국 내 의약품의 판매 추이와 신규 제품의 출시 타임라인 등을 고려해 추가 증설에도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증설이 마무리된다면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까지 캐파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시장 대응력을 키우는 한편, 미국에서 판매될 후속 신규 제품군도 관세 영향권에서 탈피할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수익 창출 부분에서 현지 공장의 50%를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해 피인수 기업의 바이오의약품을 5년간 독점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 이에 따라 인수 이후 빠른 수익창출과 투자금 회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머지 50%에는 미국에서 판매중인 셀트리온의 주요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향후 설비 증설이 완료될 시 원료의약품(DS)와 완제의약품(DP), 포장 물류거점 등을 포함한 미국 내 공급되는 의약품의 생산 전주기 과정을 현지 공장에서 소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현지 판매망 구축을 완료했기에 직접 제조에 따른 원가 개선, 물류비 절감까지 실현할 수 있어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또한 미국 내 생산 거점 마련을 통해 현지 연구개발(R&D) 기능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선진기술을 도입해 생산기지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현지 생산 시설에 대한 확정 실사(Due Diligence)를 진행해 관세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실사 진행 상황을 포함한 회사 주요 사업 관련 모든 업데이트를 발 빠르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 일라이릴리 뉴저지 공장 계약 완료⋯"연말까지 거래 종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셀트리온 공식 유튜브 발췌)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셀트리온 공식 유튜브 발췌)

이후 9월 23일 셀트리온은 글로벌 빅파마인 일라이릴리(Eli Lilly)로부터 미국 생산시설을 인수하는 내용으로 최종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일라이릴리가 현지 공장을 매각한다는 내용은 지난 8월 1일에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발표됐으며, 이 공장이 위치한 미국 뉴저지주(州) 브랜치버그가 서정인 회장이 언급했던 미국 동부에 있으며,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위치한 바이오클러스터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웠다.

해당 시설은 일라이릴리의 원료의약품(DS) 공장으로서 약 4.5만평 부지에 생산시설을 포함한 4개의 건물(1.1만평 유휴 부지 포함)이 있다. 더불어 인수금액은 약 4600억원(운영자금 포함 시 7000억원 규모)다.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의 미국 법인으로서 관리상 이점 및 법률적 안정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이번에 인수한 생산 시설의 제품 밸리데이션(1-1.5년) 이후, 자사의 제품 생산 및 공급을 예상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발생가능한 모든 관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연말까지 미국 기업결합 신고 등의 인수 관련 규제 승인절차를 수행한 후에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기업은 “신규 건설 대비 공장 인수를 통해 투자비용 절감 및 즉시 가동이 가능하다”며 “완전고용승계로 숙련된 전문 인력을 즉시 확보해 생산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CMO 계약을 바탕으로 인수 즉시 매출 확보와 투자금 조기 회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미국 공장 인수 관련 현황과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7000억원 정도를 더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우리(셀트리온) 2공장보다 훨씬 큰 캐파로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한국에 공장을 짓는 것보다도 경제적인 면이 있다”고 했다.

서 회장은 관세 이슈에서 빠져나가게 되면 2025년 사업계획도 별다른 변동 없이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2026년 증가폭도 2024년에서 2025년 증가한 것 만큼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셀트리온의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투자방향에는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서 회장은 향후 AI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도 집중 투자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전형적인 형태를 취했던 공장도 AI 로봇과 플랫폼을 통한 자동화 기반의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관련 인력들도 많이 확보할 생각이며, 기존의 인력들과 같이 다음 세대의 솔루션을 연구하는 것도 늦지 않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글로벌 직판망을 가지고 있는 셀트리온에 계속 좋은 기회가 오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바이오의학 쪽에서는 셀트리온이 리딩을 해야 많은 바이오 기업 투자자들이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셀트리온이 정상 영업조건으로 복귀했으며, 그동안 불투명해 보였던 가격과 관세, 합병의 이슈도 털게 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