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TTAB 정식 심판 절차 돌입

[편집자주] 서울와이어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벌어지는 각종 비즈니스 소송을 심도 깊은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중국인이 보유한 미국 메이플스토리(MapleStory) 상표권. 사진=미국 특허상표청
중국인이 보유한 미국 메이플스토리(MapleStory) 상표권. 사진=미국 특허상표청

[서울와이어=황대영 기자] 넥슨코리아가 대표 지식재산권(IP) ‘메이플스토리(MapleStory)’ 상표를 둘러싸고 중국 개인 소유권자와의 정면 분쟁에 돌입했다. 지난 15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 산하 상표심판원(TTAB)이 넥슨이 제기한 상표등록 취소청구를 접수, 정식 심판 절차를 개시하면서다. 이에 2017년부터 중국인이 소유한 ‘MAPLESTORY’ 상표는 법적 효력을 둘러싼 공방에 들어갔다.

이번 취소청구는 넥슨코리아가 지난해 8월 미국에 출원한 신규 상표 ‘MAPLESTORY’가 기존 등록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미국 특허청이 출원심사 단계에서 거절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해당 등록상표는 중국인 주원징(Zhu Wenjing) 명의로 2017년 8월 29일, ‘가방, 브리프케이스, 여행용 의류가방’ 등 제18류 품목에 대해 등록됐다. 2022년 갱신 과정에서도 동일한 품목 일부를 유지하며 ‘사용 중’으로 보고됐다.

넥슨은 취소청구서에서 “조사 결과, 피등록인은 해당 상표를 미국 내 상거래에서 실제 사용한 적이 없으며, 향후 사용할 의사도 없다”며 “2017년 이후 상표가 실질적으로 방치되어 미국 상표법상 ‘불사용에 의한 포기’에 해당한다”고 등록 취소를 요청했다. 또 이 상표로 인해 자사 글로벌 IP ‘메이플스토리’의 신규 상품군(가방·패션소품 등) 진출이 저지되고 있다며 “부당한 등록으로 상표권 행사에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넥슨이 제기한 상표 취소청구 일정. 사진=미국 특허상표청
넥슨이 제기한 상표 취소청구 일정. 사진=미국 특허상표청

TTAB가 발송한 개시통지문에 따르면, 피고 주원징은 통지일로부터 60일 내(12월 14일)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며, 불응 시 궐석재판(default judgment)으로 등록이 자동 취소될 수 있다. 심판 절차는 내년 1월 13일부터 본격적인 증거개시에 들어가며, 2026년 7월 12일 증거조사 마감, 2027년 5월 18일 구두변론 요청 마감까지 약 18개월 간의 심리일정이 확정됐다.

또한 TTAB는 “양 당사자는 내년 1월 13일까지 ‘증거개시 회의’를 열어 쟁점과 증거 제출 범위, 조정 가능성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일반 민사소송 절차와 유사한 미국식 ‘사전 개시제도’로, 불응 시 제재나 기각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브랜드이자, 20여 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핵심 IP다. 넥슨은 이미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수백 건의 관련 상표를 등록해왔으며, 미국 내에서도 게임·의류·완구·식품 등 32개 품목군으로 확장된 신규 출원을 지난해 8월 16일 접수했다.

그러나 미국 특허청은 지난 2월 28일자 ‘비최종 거절통지’에서 “기존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해 소비자 혼동 가능성이 있다”며 넥슨 출원을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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