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0.2%↑…반도체·금속값 상승이 공산품 물가 견인
농림축산물 4.2%↓·서비스 0.5%↑…품목별 희비 엇갈려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10월 생산자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금·은·동 등 국제 금속 시세가 뛰면서 공산품과 서비스 물가가 함께 올라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시금치·돼지고기 등 농축산물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0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82(2020년=100)로 전월(120.54) 대비 0.2%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5% 올랐으며,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27개월 연속 상승세다.
품목별로는 공산품과 서비스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공산품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9%)와 1차금속제품(1.3%)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D램·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 강세로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신재생에너지 관련 수요 확대로 국제 금·은·동 가격이 뛰며 관련 제품 가격이 오른 점도 공산품 상승폭을 키웠다.
서비스 물가도 전월 대비 0.5% 올랐다. 금융·보험서비스(2.9%)는 위탁매매 수수료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으며, 음식점·숙박서비스(0.5%)도 올랐다.
반면 농림수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4.2% 하락했다. 농산물(-5.5%)과 축산물(-5.4%) 가격이 모두 내렸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시금치(-47.5%), 배추(-26.1%), 돼지고기(-14.2%), 닭고기(-2.6%)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대로 물오징어(18.5%)와 기타 어류(15.1%) 등 일부 수산물은 상승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물가는 산업용 도시가스(-5.4%)와 폐기물 수집운반처리(-1.6%)가 내리며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특수분류별로는 식료품이 1.8%, 신선식품이 7% 내렸고, 석유제품이 포함된 에너지는 전월 대비 0.9% 하락했다. 반면 IT(정보기술)는 1.9%,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지수는 0.5% 상승했다.
생산 단계별 물가를 나타내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원재료(1.5%), 중간재(1.0%), 최종재(0.3%) 모두 오르며 지난해 4월(1.0%)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출하(0.5%)와 수입(3.8%) 모두 중간재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고, 원재료의 경우 국내출하가 2.9% 내렸지만 수입이 2.7% 오르며 전체를 끌어올렸다.
국내 출하 외에 수출까지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공산품(1.9%)과 서비스(0.5%)가 모두 오르며 지난해 4월(1.6%)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림수산품은 수출이 2.8% 상승했지만 국내출하가 4.2% 하락하며 전체적으로 전월 대비 4.0% 내렸다.
한은은 최근 상승세에 대해 반도체 가격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을 함께 지목했다. 이문희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수출물가와 수입물가가 모두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아 전체 지수 상승에 작용했다”며 “10월 반도체 가격 상승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11월 전망에 대해 “두바이유 가격은 이달 평균 기준 전월과 비슷하고 원/달러 환율은 약 2% 상승했다”며 “반면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은 11월에도 인하됐고, 10월 상승 요인이었던 여행·숙박 등 서비스 수요는 둔화 가능성이 있어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월 가격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