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즈트리 ㅣ 서울시 제공
 
'서울로 7017’ 개장일인 오는 20일 신발 3만 켤레로 만든 높이 17m, 길이 100m의 대형 설치미술 작품인 ‘슈즈트리’가 서울역 광장에 전시된다.

‘슈즈 트리’는 폐기 예정이었던 신발에 새로운 가치를 매겨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 작품이다.

서울시는 노후하여 철거위기에 놓였던 서울역 고가를 도심 속 수목정원으로 재생하는 ‘서울로 7017’의 완성과 함께 재생의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서울로 7017과 연결되는 ‘슈즈 트리’는 서울역 광장을 따라 약 100m간 이어지며, 신발 사이사이에는 작품의 생동감을 위해 자동차 엔진과 배기통 등의 부품들을 배치했다.

약 1000㎡ 넓이로 조성되는 '슈즈 트리'에는 신발 3만 켤레가 사용되었으며, 무게는 15톤에 이른다.

'슈즈 트리' 사이사이에 설치한 블루계열의 LED조명은 서울로 7017과 조명톤을 맞춰 야간에 물결모양의 은하수를 연상할 수 있게 제작했다.

‘슈즈 트리’는 세계적인 가든 디자이너이자 환경미술가인 황지해 작가가 재능기부로 만들었다. 황지해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자연주의 플랜팅이라는 새 흐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작가는 영국의 ‘첼시 플라워쇼’에서 ‘해우소’, ’디엠지‘ 작품으로 2년 연속 금메달과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황 작가는 “슈즈 트리의 주요 소품으로 신발이 사용된 것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제화 거리인 서울역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역사성을 되새기는 의미도 있다”며 “서울로 7017의 개장과 함께 서울로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모을 수 있는 곳으로 도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슈즈 트리가 선사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서울로 7017의 개장에 맞춰 서울역 광장을 방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버려지고 냄새나는 신발을 조형물로 설치한 것은 도시미관만 해치는 흉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황 작가는 "저에게는 신발이 꽃으로 보이고 나무 세포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는 "신발에 대해 냄새나고 더럽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신발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소비한다. 우리 소비문화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재료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작가는 신발에 담긴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신발은 누군가의 시간일 수 있고, 오래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이렇듯 설치 미술을 개념예술 측면에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황 작가는 "지금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작품은 굉장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제 작품에 대해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작업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논란은 무척 아쉬운 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목욕하다 들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나는 아직 다 씻지도 않았고 준비가 덜 됐다. 작업하는 과정은 작가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그 시간만큼은 존중해주고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와이어 김지원 기자 jiwon@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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