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즈 트리’는 폐기 예정이었던 신발에 새로운 가치를 매겨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 작품이다.
서울시는 노후하여 철거위기에 놓였던 서울역 고가를 도심 속 수목정원으로 재생하는 ‘서울로 7017’의 완성과 함께 재생의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서울로 7017과 연결되는 ‘슈즈 트리’는 서울역 광장을 따라 약 100m간 이어지며, 신발 사이사이에는 작품의 생동감을 위해 자동차 엔진과 배기통 등의 부품들을 배치했다.
약 1000㎡ 넓이로 조성되는 '슈즈 트리'에는 신발 3만 켤레가 사용되었으며, 무게는 15톤에 이른다.
'슈즈 트리' 사이사이에 설치한 블루계열의 LED조명은 서울로 7017과 조명톤을 맞춰 야간에 물결모양의 은하수를 연상할 수 있게 제작했다.
‘슈즈 트리’는 세계적인 가든 디자이너이자 환경미술가인 황지해 작가가 재능기부로 만들었다. 황지해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자연주의 플랜팅이라는 새 흐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작가는 영국의 ‘첼시 플라워쇼’에서 ‘해우소’, ’디엠지‘ 작품으로 2년 연속 금메달과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황 작가는 “슈즈 트리의 주요 소품으로 신발이 사용된 것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제화 거리인 서울역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역사성을 되새기는 의미도 있다”며 “서울로 7017의 개장과 함께 서울로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모을 수 있는 곳으로 도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슈즈 트리가 선사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서울로 7017의 개장에 맞춰 서울역 광장을 방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버려지고 냄새나는 신발을 조형물로 설치한 것은 도시미관만 해치는 흉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황 작가는 "저에게는 신발이 꽃으로 보이고 나무 세포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는 "신발에 대해 냄새나고 더럽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신발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소비한다. 우리 소비문화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재료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작가는 신발에 담긴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신발은 누군가의 시간일 수 있고, 오래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이렇듯 설치 미술을 개념예술 측면에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황 작가는 "지금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작품은 굉장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제 작품에 대해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작업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논란은 무척 아쉬운 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목욕하다 들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나는 아직 다 씻지도 않았고 준비가 덜 됐다. 작업하는 과정은 작가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그 시간만큼은 존중해주고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와이어 김지원 기자 jiwon@seoulwi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