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최은지 기자]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일상에 대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중요성이 강조돼 ‘언택트(Untact)’가 일시적 트렌드를 넘어 일상의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았다.
‘언택트’는 원래 모바일 서비스에 더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증가에 따라 부상한 개념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초반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온라인 구매나 배달 주문 증가 등 언택트 소비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물리적인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행사를 진행하는 이색 풍경들이 산업 전반에 걸쳐 펼쳐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올해 ‘25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을 ‘언택트’ 시상으로 대체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상자로 선정된 선수들은 각자 집과 소속팀 훈련장에서 코카-콜라 트로피를 받았다.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국내 유일의 아마추어 시상식으로 지난 95년부터 황영조를 시작으로 김연아, 이상화, 장미란 선수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선수 및 지도자 약 500여 명을 격려해왔다.
코카-콜라는 올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현 상황 속에서 묵묵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을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특별한 시상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존 오프라인 시상식 대신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임을 고려해 택배를 통한 개별 시상으로 형태를 변경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언택트 마케팅 실험의 일환으로 무관중 패션쇼를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패션 브랜드들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업계 최초의 무관중 패션쇼 ‘2020 디지털 라이브 패션쇼’를 진행했다. 패션쇼는 현대백화점 공식 유튜브 채널인 ‘현대백화점TV’를 통해 3시간에 걸쳐 실시간 중계됐다.
이번 패션쇼에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25개가 참여했다. 해당 브랜드 디자이너들이 직접 참여해 최신 패션 트렌드와 함께 브랜드별 차별화 포인트 등을 설명했다. 고객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 통한 패션트렌드 정보를 전달하고, 패션 브랜드에는 소개와 판매의 장을 제공했다.

지난 23일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DMZ 평화이음 드라이브 인 콘서트 with 이승철'에 참석한 관객들은 자동차 안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가수 이승철과 벤, 창작국악그룹 자락 등이 출연했다.
이 콘서트는 전국 최초로 자동차 극장 시스템을 도입한 유료 드라이브 인 형식으로 진행됐다.
평화이음 토요콘서트는 평화(접경)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상설 공연으로 이번 콘서트도 극단적인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준비됐다.
CJ ENM도 지난 2012년부터 개최해 온 K컬쳐 컨벤션 ‘케이콘’을 올해에는 랜선으로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CJ ENM은 6월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간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해 ‘케이콘택트 2020 서머(KCON:TACT 2020 SUMMER)’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Mnet K-POP 채널’에서 세계 최초로 K컬처 관련 콘텐츠를 24시간 7일 168시간 선보이는 방식이다.
오히려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기술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콘텐츠 소비 모델 창출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행사 기간 동안 K팝 아티스트 30여 팀의 라이브 콘서트가 생중계되며, 아티스트와 팬의 원격 만남, 콘서트 백스테이지 영상, 세로직캠 등 새로운 방식의 한류 컨벤션 행사로 마련할 예정이다.

한국 프로야구도 무관중으로 개막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아직 코로나19 여파로 스포츠경기 리그 개막이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KBO의 무관중 개막에 대한 해외 관심이 뜨겁다.
사상 첫 무관중으로 치러진 2020 프로야구 개막전은 ‘직관’을 하는 대신 ‘집관(집에서 관람)’라는 사람들이 폭증하며 경기 TV 중계 시청률 역시 평년 대비 최대 3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렸음을 의미한다.
e-스포츠 2020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게임 결승전도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빈좌석에는 SK텔레콤이 소속팀 T1을 응원하기 위해 준비한 입간판형 ‘아바타 응원단’ 120여장이 배치했다. 온라인 응원문화는 LoL 경기 참여자들간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하고, 무관중으로 치뤄지는 LoL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관중의 열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는 평가다.
이번 LCK결승전은 SK텔레콤 점프VR 앱에서 일반 생중계와 함께 360도 VR로 생중계 됐다. 360도 VR 생중계는 경기장 안의 게임 중계 스크린, 아나운서 멘트, 그리고 선수들의 표정 등을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관중석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제공했다.
코로나19 이후 e스포츠 시청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며 이날 T1과 젠지간 결승 경기도 온라인상에서 수백만명 이상이 시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