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78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과 관련해 가슴 먹먹한 뒷얘기를 전했다.
박 수석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범도 장군의 귀환은 30여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라며 “노태우 정부에서 시작된 역대 모든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성사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다”고 밝혔다.
2019년 4월 카자흐스탄 방문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는 데 대한 강렬한 의지를 보였으나, 당시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해야 하는 청와대 외교안보팀과 외교부로서는 부담과 회의적 시각이 있었다고 한다.
지난 30여년 간 성사되지 못했고 카자흐스탄 정부의 입장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삼기에는 조심스러웠다는 것이 박 수석의 설명이다.
박 수석은 “장군의 귀환이 쉽지 않다는 ‘외교적 현실론’은 문 대통령의 신념을 넘을 수 없었다”며 “문 대통령의 강력한 요구와 지시에 외교라인은 총 비상 상태로 며칠 동안 밤샘을 할 수밖에 없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문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담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문제가 2020년까지 해결되도록 직접 챙기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같은 해 가을 ‘한·중앙아 포럼’ 참석차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편에 토카예프 대통령 앞으로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요청하는 친서를 보내 다시 한번 유해 봉환을 요청하였다고 한다.
박 수석은 “이때가 유해 봉환에 대한 확답을 얻어낸 결정적 계기”라고 했다.
박 수석은 “‘장군의 귀국’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신북방정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한·카자흐스탄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지 고려인들의 지지도 큰 힘이 됐다”며 “우리 정상으로서 최초로 알마티를 방문해 토카예프 대통령과 함께 고려극장을 찾았고, 현지 고려인 동포들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관계를 돈독히 한 것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전날 직접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나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맞이 한 점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 눈물은 대한민국과 국민 모두의 감동과 진심이 담긴 환영의 표상”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