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공산당 가입 이력 문제 돼
윤석열 정부 버전 '역사바로세우기'
맥아더 흉상으로 6.25전쟁영웅 예우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의 흉상. 사진=연합뉴스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의 흉상.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육군 사관학교(이하 육사) 내에 설치 돼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이 확정됐다. 빈자리에는 당초 언급됐던 백선엽 장군이 아닌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진두지휘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흉상이 들어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홍범도, 소련 공산당 가입 문제 불거져

정부부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0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에 정부가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육사에서 사관학교의 정체성이나 생도 교육에 부합하도록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 타당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우리 헌법 기본정신에 충실해야 한다”며 “홍 장군은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이 있어 고민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가 밝힌대로 홍 장군은 실제 공산당에 가입한 전력이 있다. 심지어 소련을 건국한 블라디미르 레닌, 소련의 권력자였던 레닌 트로츠키과 독대해 기념 권총을 선물 받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맥아더 장군 흉상 설치로 6.25 영웅 예우

SBS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육사는 홍 장군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고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주도해 전세를 뒤집은 맥아더 장군 흉상 배치를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도 맥아더 장군 흉상 설치가 현재 유력하게 고려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다만 백 장군의 흉상 설치는 검토 단계에서 끝이 났다. 정치·이념적 논란으로 불이 붙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고 맥아더 장군의 흉상이 설치되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적극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현안질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전에 조율도 되지 않은 논의가 국민들한테 ‘떠보기’식으로 나와서 국론 통합에 어떤 역할을 하겠습니까”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흉상 이전에 대한 일부 반발 여론을 의식한 국방부는 ‘육사 내 흉상은 이전, 국방부 내 흉상은 존치’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흉상 이전 논란이 이념논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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