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술이라는 이미지 벗고 전성기 되찾아
막걸리업계에 없던 신제품출시 눈에 띄게 늘어
MZ세대 겨냥 이색협업 및 마케팅 등 변화 바람

샴페인 막걸리로 유명한 복순도가의 막걸리가 최근 MZ세대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SNS에서 화제다. 사진=복순도가 홈페이지 캡처
샴페인 막걸리로 유명한 복순도가의 막걸리가 최근 MZ세대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SNS에서 화제다. 사진=복순도가 홈페이지 캡처

[서울와이어 송수연 기자] 주춤했던 막걸리시장에 활력이 돈다.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던 막걸리업계가 실험적인 신제품도 다채롭게 선보인다. 요즘 유행인 업계 간 컬래버레이션에도 공을 들인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패키지로 옷도 갈아입었다.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막걸리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유명맛집 못지않은 인증사진도 많이 올라온다.

◆촌티 빼고 저가 이미지 버리니 요즘 술로 각광

몇 년 전만 해도 막걸리는 중장년층의 술로 통했다. 최근에는 이른바 아제술이라는 이미지를 벗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MZ세대들의 요즘 술로 ‘막걸리’를 각광받고 있어서다.

샴페인 막걸리로 불리는 원조 스파클링 막걸리 ‘복순도가’, 한강주조 ‘나루 생 막걸리’, 국순당 ‘죠리퐁당’ 등은 젊은층에게 특히 인기다. 맛과 이색적인 조합으로 호평이 자자하다.

막걸리가 다시 전전성기를 맞게 된 것은 자사 홈페이지, 우체국쇼핑 등에 국한됐던 온라인 판매가 옥션, 네이버쇼핑 등 이커머스로 확대되면서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 7월부터 온라인쇼핑몰 등의 판매가 허용된 후 MZ세대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며 “특색있는 복순도가, 나루 생 막걸리 등이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힙한 아이템이 됐다”고 설명했다.

저명도 있고, 신뢰도 높은 유명인들이 막걸리를 즐겨 먹는 모습도 잃어버린 전성기를 되찾는데 큰 몫을 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막이오름’이라는 막걸리바를 오픈하자 전통주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더욱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백걸리(백종원+막걸리)의 생산 소식을 알리며 막걸리 사업의 본격화를 알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SNS을 통해 ‘해창’을 인생막걸리로 소개했다. 해창은 1만원대의 고가 제품이지만 좋은 술이라는 인식으로 현재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막걸리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의 효과로 프리미엄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또 그동안 막걸리는 저가 이미지가 강했는데 1만원대 제품들이 많이 알려지면서 프리미엄 막걸리시대가 열렸고,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순당은 크라운제과와 협업해 '죠리퐁당'을, 서울장수는 인스타툰 유명 작가와 협업한 라벨을 적용한 새로운 패키지를 내놨다. 사진=각사 제공.
국순당은 크라운제과와 협업해 '죠리퐁당'을, 서울장수는 인스타툰 유명 작가와 협업한 라벨을 적용한 새로운 패키지를 내놨다. 사진=각사 제공.

◆활기 찾은 시장에 이색 컬래버레이션도 증가

톡톡 튀는 신제품을 찾기 어려웠던 막걸리시장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졌다. 막걸리 제조에만 심혈을 기울이던 업계가 이색 협업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순당은 크라운제과의 ‘죠리퐁’을 이용해 신제품 ‘죠리퐁당’을 선보였다. 지난 6월 출시된 죠리퐁당은 흥행에 성공해 30만캔의 초도 물량은 모두 소진된 상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품 개발 초기 10만캔 한정 제품으로 기획했는데 사전 시장조사과정에서 거래처로부터 반응이 좋아 이후 물량을 30만캔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과의 협업도 눈에 띈다. 한강주조는 아티제와 함께 막걸리맛 마카롱을 출시해 주목받는다.

주류시장의 무알코올‧저도주 트렌드에 무알코올 막걸리도 등장했다. 일화는 ‘발왕산 막걸리 제로’를 출시했는데 국내에서 알코올이 없는 막걸리는 이 제품이 처음이다.

서울장수는 패키지에 새로운 변화를 줬다. 인스타툰 작가인 ‘키크니’와 협업해 고객 사연을 담은 라벨을 제작했다. 이 라벨은 서울장수의 ‘인생막걸리’에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는 과거 올드한 전통주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알코올 도수도 5도로 낮추고 다양한 맛의 제품과 이색적인 협업을 통해 젊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의 다양한 시도로 소비자의 선택폭도 넓어졌다”며 “앞으로도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제품과 마케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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